민주당 '긴장'·한국당 '전운'·국민의당 '내홍'·바른정당 '암울'
민주당 국민의당에 러브콜…한국당 친이·친박 갈등
국민의당 깊어지는 내홍…바른정당 추가탈당 가능성
바른정당 통합파의 탈당과 한국당 복당으로 정계개편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정부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의 늘어난 의석수를 염두에 둔 국민의당과의 여권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자유한국당은 바른정당 통합파의 복당으로 친박계와 비박계 간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국민의당은 당 지도부와 호남계 의원들 간 수면위로 떠오른 내홍이 고조되고 있고, 사실상 교섭단체 지위를 잃은 바른정당은 추가 탈당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 1당 수성놓고 '긴장'…국민의당에 러브콜 급물살
민주당은 보수재편 정국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원내 제1당 수성에 나섰다. 한국당이 바른정당의 탈당의원 9명을 받아들이게 되면 총 116석을 이뤄 민주당의 121석을 5석 차이로 좁히게 된다. 향후 추가 탈당 가능성까지 감안한다면 한국당이 원내 1당 등극도 실현될 수 있다는 분위기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국민의당에 공개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들은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같은뿌리'임을 강조하며 정계개편을 위한 여권의 전열강화를 시도 중이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국민의당과)이제는 서로 손을 잡을 때가 됐다. 그래서 당장은 못 해도 물밑에서 대화가 필요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지금 121석의 여당으로는 이번 정기국회에서도 그냥 빈손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과거에 분당했었던 아픔은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개혁 성공을 위해서는 정체성이 유사한 민주당과 국민의당 사이 모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이 국민의당과 민주당 간 입법연대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근거도 이 같은 이유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동교동계가 주축을 이룬 국민의당 고문단은 9일 오찬을 하며 민주당과의 연대·통합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향후 양당의 결합 여부에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내년 지방선거 전후로 국민의당 호남계 의원들이 개별적인 이동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자유한국당, 친박 "탈당파 통합은 야합"vs 비박 "보수통합"
자유한국당은 바른정당 의원 8명이 탈당계를 접수하면서 '보수통합'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당내에는 '전운'이 감도는 분위기다.
앞서 일부 친박(친 박근혜)계가 이번 바른정당 탈당파와의 통합에 대해 "야합"이라며 홍준표 한국당 대표를 비난해 '1차 전운'이 감돈 데 이어, 당협위원장 자리를 위협받게 된 원외위원장 측의 반발도 불거졌다.
복당파인 이종구 의원의 지역구(서울 강남갑) 핵심당원들은 8일 이 의원의 뇌물수수 검찰 수사를 문제삼는 내용의 '복당 불허 요청서'를 발표했다.
또 다른 복당파 김용태 의원의 지역구(서울 양천을) 당협은 지난 6일 "당이 어려워지자 자기 혼자 살겠다고 제일 먼저 탈당해 보수대분열을 초래했던 인물이 이제와서 보수대통합이라니 어처구니가 없다"며 복당 반대 결의문을 냈다.
이와 함께 홍 대표는 탈당파의 한국당 합류가 완료되면 친박계의 당내 입지가 좁아지는 만큼, 친박 좌장격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탈당권유' 징계안 처리 매듭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도 높다.
이 경우 친박계에선 서·최 의원과 마찬가지로 박근혜 정부 당시 당 대표를 맡았던 복당파 김무성 의원에게도 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논리로 맞설 것으로 보여 갈등의 불씨가 살아있다는 평가다
국민의당, 악화되는 '내홍'…지도부 vs 호남계 갈라지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호남계 중진 의원들 간 집안싸움은 격화 조짐을 넘어 일부 분당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지난 3일 해외일정을 소화하던 안 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기조에 대해 "복수하려고 서로 정권을 잡느냐"는 비판이 도화선이 돼 호남계 의원들과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가며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유성엽,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은 안 대표의 자질문제까지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고 안 대표 또한 "모든 투덜거림에 다 답할 필요는 없다"며 강경한 자세로 나오면서 당내 감정의 골이 깊어만 가고 있다.
당 지도부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을 부수는 일에 몰두하는 분들은 자제해 달라"며 자제 촉구에 나섰지만 당 동교동계를 주축을 이룬 국민의당 고문단은 9일 민주당과의 연대 및 통합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 의원들의 개별 탈당 조짐이 시작됐다는 관측이다.
이들은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민의당과 민주당의 연정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위한 정계개편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당 지도부는 바른정당과의 정책·선거연대를 지속할 뜻을 내비치고 있어 호남계와의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바른정당 '암울'…통합파 집단탈당에 추가 탈당 가능성까지
바른정당은 분당 이후에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통합파 9명이 집단탈당한 데 이어 남아있는 의원들도 추가 탈당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은 8일 오후 4시께 바른정당 중앙당 사무처로 탈당계를 공식 제출했다. 이들은 9일 자유한국당에 복당한다.
이날까지 탈당을 완료한 이들은 김무성, 김용태, 김영우, 강길부, 정양석, 이종구, 홍철호, 황영철 의원이다. 이들이 탈당계를 공식 제출함으로써 바른정당은 국회 교섭단체 지위를 공식적으로 상실했다.
탈당 멤버 중 하나였던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오는 13일 전당대회까지 치른 뒤 별도로 탈당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바른정당에 남은 11명의 추가 탈당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자강파 의원들이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해 통합파와 함께 전당대회 연기를 주장했지만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강경 자강파가 단호하게 거부하면서 양측 간에 앙금이 쌓였기 때문이다.
정병국 의원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아무리 뜻과 원칙이 좋아도 사람이 정이 떨어지면 함께하지 못한다"며 "지금 이런 상태로 가면 11명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추가 탈당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정 의원 외에도 김세연, 오신환, 이학재 의원 등의 이름도 탈당 명단에 오르내리고 있다. 만약 이들이 추가 탈당을 결심한다면 그 시점은 전당대회가 마무리되는 오는 13일 이후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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