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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벡전 지운 고요한, 성실로 뒤엎은 비난


입력 2017.11.11 10:45 수정 2017.11.11 10:46        데일리안 스포츠 = 이근승 객원기자

가족까지 비난 들어야 했던 지난해와 달리 찬사 일색

누구보다 철저한 준비로 콜롬비아전 하메스 완벽 봉쇄

고요한 ⓒ 연합뉴스

고요한은 지난 9월, 누구보다 많은 비판에 시달렸다.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의 향방을 결정했던 우즈베키스탄전(원정)에 선발 출전했지만, 아쉬운 경기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일부 팬들은 고요한의 개인 SNS 계정을 찾아가 그의 딸에게까지 비난을 가하는 등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았다.

2개월 뒤 고요한은 지난날의 비판을 찬사로 뒤바꿨다. 2015 호주 아시안컵 박주호 이후 찾지 못했던 기성용의 파트너로 대단한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2018 러시아월드컵 우승 후보로도 꼽히는 콜롬비아를 잡아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탁월한 수비 능력을 자랑했음은 물론 역습 전개, 패스 등 공수 양면에서 흠잡을 곳이 없었다. ‘월드 클래스’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꽁꽁 묶은 수비력은 감탄사를 자아냈다.

고요한이 선발 출전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콜롬비아와 친선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대표팀은 FIFA랭킹 13위 콜롬비아를 맞이해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멀티골과 탄탄한 수비력과 날카로운 역습을 자랑하면서 대어를 낚았다.

깜짝 선발 출전한 이근호, 공수 양면에서 완벽한 움직임을 보인 김진수와 최철순, 이름값을 증명한 손흥민과 기성용 등 결과만큼 경기력과 선수 개개인 모두가 훌륭했다. 그중에서도 기성용과 함께 중원을 구성한 고요한은 누구보다 강렬했다.

고요한은 4-4-2 포메이션으로 나선 신태용호의 중원 한 자리를 차지했다. 중앙과 측면을 활발하게 오가면서 키 플레이어인 하메스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하메스는 코너킥이나 프리킥과 같이 정지된 상황이 아니면 고요한의 수비를 피할 수 없었다. 전반 중반 이후부터 짜증스러운 표정이 잦았던 이유가 있었다.

고요한의 맹활약은 수비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그동안 한국 축구는 기성용만이 전진 패스가 가능했다. 중원에서 볼을 잡으면 기성용에게 공을 전달하거나 백패스만 시도했다. 하지만 고요한은 경기장을 넓게 활용하며 기막힌 패스를 여러 차례 선보였다. 뒷공간을 파고드는 이근호나 손흥민을 향해 침투 패스를 연결했고, 측면에서는 날카로운 크로스도 보여줬다.

고요한에 묶였던 하메스 로드리게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고요한은 중앙 미드필더가 낯설지 않았다. 올 시즌 소속팀 FC서울에서 중앙에서 활약한 시간이 많았다. 올 겨울 서울로 돌아온 하대성이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고, 주세종과 이상호의 활약이 들쑥날쑥한 가운데 고요한이 중심을 잡아줬다. 서울의 불안했던 수비가 안정을 되찾고, 후반기 승점을 쌓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에 중앙 미드필더 고요한이 있었다.

고요한은 풍부한 활동량과 상대 패스를 읽어내는 능력이 탁월하고, 순간적인 침투와 킥력도 보유했다. 그 능력을 K리그에서는 수차례 증명했고, 이제는 대표팀에서도 확인했다. 기성용의 파트너를 찾는 데 골몰하던 신태용 감독도 고요한의 맹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 반갑게 느껴진다.

고요한은 지난 9월,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축구화를 다섯 켤레나 챙겨갔었다. 2012년 9월,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 원정(2-2)에서 미끄러운 잔디에 고생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팬들은 불만족스러웠을지 모르지만 고요한은 나름 철저한 준비로 5년 전과 달리 무실점 경기에 일조했다.

남들이 인정해주지 않을지언정 하루하루 최선을 다했다. 두 달 전 아쉬운 경기력으로 누구보다 많은 비판에 시달렸고, 가족까지 비난받으며 상처를 입었지만 주저앉지 않았다. 소속팀에서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고, 대표팀에 재승선하는 데도 성공했다. 마침내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를 상대로 승리를 따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까지 해냈다.

성실함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는다. 축구에 대한 열정도 마찬가지다. 기성용의 파트너를 넘어 그를 대체할 능력까지도 증명한 고요한은 비난보다는 칭찬이 어울리는 선수가 되어가고 있다.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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