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꺾인 삼성전자…전문가 "단기조정에 무게"
원화강세 속 외국계리포트 결정타, "반도체 실적 여전히 유효"
시장 일부선 차익실현 나선 외국계 '공매도' 의혹 제기
올해 강세장을 이끌었던 삼성전자가 외국계증권사 리포트 하나로 뭇매를 맞았다. 코스피 3000시대를 겨냥한 한국 증시가 보여준 씁쓸한 단면이 재연된 것이다. 시장참여자들의 관심은 삼성전자 펀더멘털이 주가 추세 전환을 야기할 만큼 훼손될 가능성에 있다.
전문가들은 원화강세 등 시장 환경 변화가 가져온 불안감이 외국계 리포트를 계기로 폭발한데 기인한 것으로 보고 사업구조 포트폴리오가 튼실한 만틈 조정 기간이 길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일보다 무려 5.08% 하락 마감했다. 하루 낙폭이 5% 이상인 날은 지난해 10월 이후 1년 1개월여 만으로 하루만에 시총 18조2000억여원이 증발했다. 삼성전자의 하락세에 시총 2위인 SK하이닉스(-2.35%)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1.44%), 삼성SDI(-4.30%) 등 그동안 코스피를 이끌었던 IT주들도 동반하락했다.
트리거는 외국계 증권사인 모간스탠리의 보고서였다. 전날 모간스탠리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세가 시작됐고 D램 공급 부족도 내년 1분기 이후 해소될 것"이라며 "후발 업체의 투자 증가로 내년 이후에는 반도체 공급 과잉이 우려된다"고 짚었다.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목표주가는 29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낮췄다.
이에 장 내내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주식 33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순매도세를 이어온 지난 20일 이후로하면 6거래일 연속이고 총 1779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주가 급락은 과도하다고 지적한다. 주가는 실적에 후행하는데, 삼성전자의 펀더멘털이 여전히 양호하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저가 매수에 나설 타이밍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하락에 대해 "최근 수출주에 비우호적인 원달러 환율, 2년간의 반도체 주가 상승에 따른 피로도 증가, 연말효과, 2018년 실적 성장율 저하 등의 우려감이 반영된 복합적 원인으로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그는 "올해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수익성 향상으로 2018년 상대적인 실적 상승율 저하는 불가피 하겠지만 과거와 다른 공급 증가로 메모리 가격 하락 폭 역시 제한적일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현 주가는 2017년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의 7.6배, 2018년 기준 6.5배 수준에 불과하다. 여전히 저평가됐다"고 강조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업황의 가격하락을 반영해도 삼성전자의 내년 반도체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15% 증가한 41조원이고, DP(디스플레이) 역시 57% 늘어난 8조9000억원에 달한다"며 "IT 업종의 빠른 주가복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최근 주가 변동성 확대는 되레 매수기회"라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이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원화 강세에 따른 것이라며 환율이 주가의 방향성을 틀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를 끌어내린 가장 큰 요인은 원화강세"라면서 "반도체들은 수출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원화 강세가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최근 일본 시장도 엔화 강세로 인한 조정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환율이 다시 1달러당 1100원대로 올라가면 주가가 회복되겠지만 원화 강세가 지속되는 한 어쩔 수 없다"면서 "기준 금리의 인상이 원화 강세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외국계 증권사의 공매도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대차거래 잔액은 코스피시장 상장 종목 가운데 가장 많다. 지난 24일 기준 삼성전자의 대차거래 잔액은 10조1518억원이다.
이와 관련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한국 증시의 상승폭이 컸고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외국계 증권사의 차익을 실현 수요가 컸다"고 귀띔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하룻동안 모간스탠리 창구를 통해 거래된 삼성전자의 주식은 매도 37330주, 매수 22400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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