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 올해 4900억·내년 2400억 적자 전망…1조5천억 유상증자
실적개선 기대감 속 수주절벽 현실화 여파 등 투명하게 공개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수주절벽 여파로 올해와 내년 각각 수천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낼 전망이다. 회사측은 유상증자를 통해 유동성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와 내년 연간 실적전망을 조기 공시하고 금융경색 등 리스크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 증자를 추진한다고 6일 밝혔다.
올해의 경우 매출 7조9000억원, 영업손실 4900억원, 내년은 매출 5조1000억원 영업손실 24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치를 내놨다.
매출 감소와 영업손실은 지난해 수주실적 악화로 올해부터 일감이 크게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수주실적이 목표액인 53억달러의 10%에도 못 미치는 5억달러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매출감소 및 고정비 부담 등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초부터 인력효율화 등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내년에 조업이 가능한 단납기(短納期) 프로젝트 수주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수주 시점이 지연되면서 내년 조업가능 물량이 감소했고, 구조조정 실적도 당초 목표에 미달한 가운데, 최근 내년 사업 계획 수립과정에서 이로 인한 영향을 평가한 결과 올해 4분기와 내년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올해 인력 효율화는 노사합의 지연 등으로 인해 700명 수준에 그쳤으며 올해 수주실적은 67억달러로 회복됐지만 그 중 내년에 발생하는 매출은 2조7000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측은 국제유가 상승과 업황 회복 전망 등으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에,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전과 달리 조기에 연간 실적 전망을 공시하면서 현재의 회사 상황을 선제적이고도 투명하게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내년도 손익 적자 전망까지 공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3분기까지 700억원 규모의 누적 영업이익을 기록하였으나, 4분기에는 약 5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인력효율화 등 구조조정 및 비용감축 목표달성 실패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와 그로 인한 향후 매출원가 증가분, 올해 수주한 일부 공사에서 예상되는 손실 충당금,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위로금 및 철강재 가격 인상에 따른 원가증가 등을 실적에 반영한 결과다.
내년에는 매출이익은 소폭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지만 회계 기준에 따라 내년 실적에 반영해야 하는 판매관리비 등으로 인해 연간 약24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처럼 경영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향후 자금조달 여건 경색 등 각종 리스크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말 기준 예상 가용자금이 1조3000억원이며, 내년에는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자금 수지는 9000억원 흑자(순현금유입)를 기록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이번에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은 회사채 등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을 상환하고, 실적 악화에 따른 금융권의 추가적인 여신 축소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해와 내년 적자는 매출감소로 고정비 부담이 증가하면서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며, 시황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19년부터는 매출이 회복되고 흑자 전환도 기대된다”며 “현재 발주처와 협상을 진행 중인 에지나 FPSO 등 해양 공사의 체인지오더(공사비 추가정산)는 이번에 밝힌 내년 실적전망에 포함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협상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실적 개선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