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도 질 수 없다"... KB·신한의 치열한 선두 경쟁
KB금융 연례 부자보고서에 이어 100세 시대 겨냥한 특화보고서 잇따라 발간
신한은행 금융소비자 실태 종합 분석한 '보통사람 보고서'로 고객잡기 나서
우량고객 자산관리(WM)가 은행권 새로운 먹거리로 부각되는 가운데 업계 선두다툼이 한창인 KB금융과 신한금융그룹의 '리포트 브랜드화' 경쟁이 업계 이목을 사로 잡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8월 부자보고서 발간에 이어 지난 13일 KB경영연구소 골든라이프연구센터가 전날 100세 시대 노후생활 진단에 포커스를 맞춘 '2017 골든라이프보고서'를 내놓았다.
골든라이프 보고서에서는 연금과 반퇴, 상속 등이 한국의 노후재무설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100세시대에 들어서면서 부각되고 있는 반퇴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반퇴는 장기간 다녔던 직장이나 종사한 직업에서 물러난 후에 경제적 부담으로 다른일을 하거나 새 일자리를 찾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 보고서는 100세시대로 진입하면서 은퇴이후에도 10년넘게 직장생활을 해야하는 등 미흡한 노후대비로 인한 고령가구들의 실태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의 금융자산은 2916조원에 이르는데 이 중 노후대비 금융자산은 457조원에 육박한다. 지난 1년간 가계에서는 소득의 4.8%인 55조원을 노후대비 금융자산인 연금에 납입하고 있지만 풍족한 노후생활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55세 전후로 반퇴를 경험하거나 공적연금만 가진 여력부족형 가구가 압도적으로 많아 우리나라 고령가구들이 녹록치 않은 노후생활을 보내고 있다.
공적연금만 보유하는 '여력 부족형'은 27.7%로 60대 이상, 자영업자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 부부가 노후에 필요로하는 최소생활비는 182만원이고, 적정생활비는 279만원으로 전체가구의 최소생활비 177만원, 적정생활비 251만원과 비교할때 좀 더 높은 수준이다.
KB금융은 이 보고서를 내기 위해 서울이나 수도권, 광역시에 거주하는 20세이상 74세 이하 가구수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이에 앞서 신한은행은 이달 초 '2018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내고 7대 핵심 이슈를 꼬집었다. 보고서에는 취업준비생과 사회초년생, 1인가구, 경력단절여성, 창업준비, 자녀교육비, 노후준비 등 7가지 금융소비 주체들의 금융생활 실태를 분석했다.
그 중 취업준비생들의 경우 취업준비 비용으로 월 29만원을 지출하고 부모에게 매월 15만원을 지원받고 있다. 평균 취업준비 기간은 13개월로 취업준비를 위해 소용되는 비용은 생활비와 주거비를 제외하면 총 384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월 평균 취업 비용으로 전문직이 33만원으로 가장 높다고 진단했다. 이외에 보통사람 보고서에서는 최근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사교육비, 경력단절여성, 노후준비 등을 포괄적으로 다뤘다.
최근 KB금융과 신한은행은 다양한 형태의 고객층 분석을 토대로 한 조사 결과를 은퇴설계와 연금 등의 다양한 상품 개발은 물론 고객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KB경영연구소에서는 먼저 부자보고서를 발간해 한국의 부자현황과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 투자성향과 금융니즈, 미래준비와 자산 이전 등을 조사한 결과 내용을 6년동안 매년 발표해왔다.
신한은행은 좀 더 포괄적인 개념으로 확대한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지난해부터 내기 시작했다. 신한은행의 빅데이터센터가 발간하는 보통사람 보고서는 만 20세부터 64세까지 주부와 취업준비생을 포함한 금융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토대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부자, 보통사람, 골든라이프 등 KB금융이나 신한은행이 고객층 분석을 통한 보고서를 브랜드화하는 추세"라며 "연금이나 은퇴설계 상품 등을 새롭게 설계할때 보고서를 활용하는 등 자산관리 서비스에도 경쟁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