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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최태원 SK 회장 "근본적 혁신…경제·사회적 가치 함께 추구"


입력 2018.01.02 11:57 수정 2018.01.02 13:20        박영국 기자

"서든 데스 시대에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딥 체인지 반드시 필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18년 신년회에서 TED 방식으로 SK그룹 성장론을 강연하고 있다.ⓒ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껍질을 깨는 방식으로 종전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새로운 SK의 원년이 되자”고 당부했다. 종전 비즈니스에 안주하지 않고, 경제적·사회적 가치가 함께 창출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는 출발점으로 삼자는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18년 신년회에서 “SK가 지난 20년간 그룹 이익이 200배 성장하는 성과를 올렸지만 여전히 ‘올드 비즈니스’를 열심히 운영하거나 개선하는 수준에 안주하고 있다”고 진단한 뒤 “미래 생존이 불확실한 서든 데스(Sudden Death) 시대에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딥 체인지(Deep Change)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딥 체인지 핵심은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더블 바텀 라인(Double Bottom Line)’ ▲자산을 공유하거나 변화를 주는 ‘공유인프라’ ▲해외라는 기존과 다른 시장을 공략하는 ‘글로벌 경영’ 등 구체적 방법론을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편한 차림을 한 최 회장은 준비된 신년사를 낭독하지 않고,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SK그룹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법론을 TED 방식으로 30여분간 강연했다. 최 회장부터 정형화된 신년회의 틀을 깨면서 변화를 실천한 셈이다. 참석한 CEO와 임원 등 경영진도 양복이 아닌 캐주얼 복장으로 참석해 신년사를 경청했다.

최 회장은 임직원이 올해 실천해야 할 4가지 중점과제로 ▲DBL을 위한 사회적 가치 본격 창출 ▲공유인프라에 대한 가시적 성과 ▲글로벌에서의 새로운 비즈니스 확보 ▲일하는 방식의 혁신 등을 제시했다.

먼저 그룹의 기존 사업에 대한 냉정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새로운 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끊임없이 진화해 지속적 성장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한데 우리는 여전히 기존방식으로 올드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개선하는데 안주하고 있어 미래 생존이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서든데스 시대에 올드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블루오션으로 가기 위해서는 ‘팁 체인지’가 있어야 한다”면서 “기존의 껍질을 깨는 파격적 수준의 비즈니스 모델(BM) 혁신이 팁 체인지의 핵심이고, 이것이 바로 선대회장 때부터 내려오는 SKMS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위한 세 가지 구체적인 방법론도 제시했다.

먼저 ‘DBL(Double Bottom Line)’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 고객은 사회적 가치를 중시할 것이고, 앞으로는 사회적 가치가 상품 가치를 좌우하는 시대가 될 것이기 때문에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고객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DBL을 실천하는 것이며, 이에 대한 경험을 축적하게 되면 전혀 새로운 가치를 가진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을 찾게 될 것이라고 최 회장은 역설했다.

두번째 방법론으로는 ‘공유 인프라 도입’을 제시했다. 자산은 외부에 공유할 수 없다는 생각을 깨고, 기존 비즈니스에만 활용했던 자산을 공유인프라로 확장할 경우 이를 기반으로 하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이 공유인프라를 외부에 공유하면 그룹 내부에서 보다 훨씬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출현할 수 있고 사회적 가치도 제고할 수 있다고 최 회장은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시장을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공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익숙하지 않은 시장을 타깃으로, 그들에게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도전을 통해 SK의 지역적 기반과 범위가 확대되는 혁신이 가능해진다고 최 회장은 밝혔다.

최 회장은 ‘일하는 방식의 혁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같은 조직과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일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 프로젝트 중심의 공간에서 협업과 공유를 활성화하는 환경으로 업무 공간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딥 체인지는 분명 절대 쉽지 않은 과제”라면서도 올해부터는 ▲DBL 실천을 위해 사회적 가치를 본격적으로 창출하고 ▲공유 인프라는 파일럿 테스트를 넘어 본격적으로 실행하며 가시적 성과를 보여 줘야 하며 ▲글로벌 경영의 경우 현지에서도 가치 있는(Valuable) Biz를 수행하고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위해 사무공간의 변화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신년회에는 최 회장과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7개 위원장과 주력 관계사 CEO 등 경영진과 임원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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