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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생 사이다‧71년생 야쿠르트‧74년생 바나나우유…음료 신제품 어디?


입력 2018.03.12 06:00 수정 2018.03.11 20:48        최승근 기자

다양한 식재료 사용하는 제과업계와 달리 과일 등 사용 가능 식재료 한정

신제품 보다는 패키지 변경이나 용량 다양화 등 통해 새로운 느낌 전달

서울의 한 대형마트 음료 매대.ⓒ데일리안

식음료 업계에서 유독 음료분야 만큼은 신제품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 소매점에서는 여전히 사이다, 바나나우유, 야쿠르트 등 출시된 지 30~40년이 넘은 장수제품들이 가장 좋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워낙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다 보니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는 것에 부담을 느껴서다. 이는 음료뿐만 아니라 식음료 업계의 공통된 고민이다. 새로운 제품을 한 가지 출시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지만 이른바 대박제품이 되는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서도 음료 업계는 고민이 더 크다. 일각에서는 ‘신제품 가뭄 시대’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연구‧개발 활동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하지만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다는 게 업계의 항변이다.

다른 분야에 비해 새로운 식재료를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크다. 제과업계의 경우 최근 들어 새로운 식재료를 결합해 내놓는 신제품 수가 부쩍 늘었다.

군밤, 낙지, 고추냉이, 치킨, 김 등 기존에는 생각지 못했던 다양한 식재료가 활용되고 있다. 심지어는 최근엔 만두의 맛과 모양을 본 떠 내놓은 제품도 생겼다. 감자, 옥수수, 밀, 쌀 등 곡류와 채소에 한정됐던 식재료 범위가 한국은 물론 전 세계를 아우를 수 있는 식문화로 대폭 확대되면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반면 음료업계는 대부분 과일을 베이스로 제품을 만들고 있다. 마셨을 때 처음 느끼게 되는 청량감이나 목 넘김, 향 등을 고려할 때 과일이나 일부 차 종류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과도 관련이 있다. 과자와 다르게 음료는 익숙한 맛을 선호하고 새로운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커 실험적인 제품을 만들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1950년 출시돼 올해로 68살이 된 칠성사이다를 비롯해 40살이 넘어 중년이 된 바나나우유, 야쿠르트 등이 여전히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칠성사이다의 경우 매년 성장을 거듭하며 지난해에는 약 4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젊은 층 선호에 맞춰 탄산을 추가하거나 용량을 다양화하는 등 변화를 거듭하고 있지만 여전히 맛에 대한 충성도가 인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달 22일 한정판으로 선보인 ‘칠성사이다 빈티지 패키지’로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2018’에서 음료 패키징 부문 본상을 수상했다.ⓒ롯데칠성음료


비용 문제도 신제품 출시와 연관이 있다. 종이팩이나 비닐을 포장재로 주로 사용하는 제과업계와 달리 페트나 알루미늄 캔을 주로 사용하는 음료업계는 용기 제작에 따른 비용 부담이 더 크다. 대부분 금형 틀을 새로 제작해야 하는데 성공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많은 비용을 투자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음료업계 관계자는 “장수제품의 경우 소비자들이 어릴 때부터 접하다 보니 성인이 돼서도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지속된다”며 “소비자들의 입맛을 바꾸는 게 가장 어렵다. 이렇다 보니 신제품 출시보다는 기존 인기제품의 패키지를 젊은 감각으로 바꾸거나 1~2인 가구 증가에 맞춰 소용량 제품을 출시하는 방식으로 대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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