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해외서 경영활동 재개...국내는 "낮은 자세로"
유럽 출장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회복 나서
국내 활동은 대법원 판결 이후로
유럽 출장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회복 나서
국내에서는 대법원 판결 이후 본격화할 듯
석방 후 한 달 반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럽 출장으로 경영행보에 나서면서 국내에서의 경영 활동 시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대법원 상고심 판결 이후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5일 출소 후 45일만에 첫 공식 일정으로 해외 출장을 택한 것을 두고 글로벌 네트워크 회복 목적과 함께 국내에서 경영 행보 본격화에 부담을 느꼈다는 것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이 일각의 기대와 달리 지난 22일 삼성 창립 80주년과 23일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도 조기 경영 복귀에 대한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무죄가 아닌 집행유예로 풀려난지 얼마 되지 않아 여론 등 사회적 분위기가 아직 경영복귀에 긍정적으로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현재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 중인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최종 판결때까지는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갈 수 밖에 없어 바로 경영을 본격화하는 행보를 보이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단절됐던 해외 고객사 네트워크 회복 등과 같은 바닥 다지기 활동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의 본격적인 경영 행보는 대법원 판결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해외에서의 비즈니스 미팅과 달리 이사회나 주주총회 등 국내에서 회사 행사 참석은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재계는 이 부회장이 막후에서 주요 경영 현안을 챙기면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석방 이후 한남동 자택 등에서 경영진들로부터 주요 사안을 보고 받고 가끔씩 삼성서초사옥과 태평로사옥으로 출근하며 주요 경영 현안을 직접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을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더욱 낮은 자세로 경영에 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국내에서 경영활동을 재개하더라도 당분간은 비공식적으로 보다 조용한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법조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대법원 상고심 심리 기간이 예상보다 길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사건에 따라 천차만별로 1·2심과 달리 최종심인 만큼 심리와 판결까지 걸리는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질 수 있지만 대개 4개월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같은 대법원 상고심이라도 민사와 달리 형사 재판은 심리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지 않다”며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 2심에서 집행유예로 크게 엇갈린 판결이 난 만큼 재판부도 이러한 상황을 조기에 해소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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