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최재호 무학 회장, 금융계열사 사금고화 논란
2014년 알짜 금융 서비스 업체 인수…20대 딸 전무로 앉혀
회사 결손금 우려에도 함께 '셀프 고액 연봉' 수령 '시끌'
유명 지역 소주인 좋은데이를 생산·판매하고 있는 무학의 최재호 회장이 본업과 무관한 금융 시스템 서비스 업체를 인수한 후 이를 사금고처럼 악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더욱이 20대 딸까지 해당 업체 임원에 앉힌 뒤 함께 회사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돈을 연봉으로 챙겼다는 의혹에 대주주의 지나친 갑질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최 회장을 둘러싼 고액 연봉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IT서비스 업체인 스타뱅크는 지난 2016년 임원들에 대한 급여로 9억원을 지급했다. 이는 그 해 스타뱅크의 연매출 21억3346만원의 42.2%에 이른다. 즉, 회사가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의 절반 가까이를 임원들이 급여로 챙겨 갔다는 얘기다.
이 같은 스타뱅크의 임원 연봉 책정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이렇게 나간 돈 대부분이 최 회장과 특정 임원에게 집중됐던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해당 연도 주주총회에서 스타뱅크 측은 대표이사인 최 회장과 전무인 최 모씨에게 각각 4억원씩 총 8억원을 연봉으로 지급했다고 설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16년 스타뱅크에는 최 회장을 제외한 2명의 공동대표와 상무, 감사 등 4명의 다른 임원들도 근무했지만 이들이 받아간 급여는 모두 합쳐 1억원뿐이었다는 얘기다.
논란이 증폭되는 지점은 최 회장과 함께 고액의 연봉을 받아간 것으로 보이는 최 전무가 최 회장의 딸이라는 점이다. 올해 28살인 최 전무는 2년 전인 2015년에 26살의 나이로 스타뱅크에 임원으로 영입됐다. 대학을 갓 졸업했을 나이에 고위직으로 회사에 입사, 두둑한 연봉까지 챙길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아버지인 최 회장의 후광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더욱 문제는 이처럼 최 회장과 그의 딸을 중심으로 매출의 상당 부분이 임금으로 새나갈 때 스타뱅크의 경영 여건이 녹록치 않았다는 점이다. 회사의 위험까지 나 몰라라하며 최 회장이 자신의 돈을 챙기기에만 급급했다는 비난이 나오는 배경이다.
스타뱅크는 2016년 말 당시 18억원의 결손금을 기록했다. 결손금은 기업의 경영활동에서 이익이 쌓이기는커녕 오히려 적자 등으로 순자산이 줄게 될 경우 그 감소분을 누적한 금액을 가리킨다. 이 때문에 회사는 추후 이익이 발생하면 반드시 결손금부터 메꿔야 한다.
이 해 스타뱅크 임원들이 받아간 연봉은 단번에 회사의 결손금의 절반가량을 메울 수 있는 규모였다. 그런데 그 전에 회사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최 회장과 그의 딸이 가져가면서 스타뱅크는 당시 결손금을 거의 줄이지 못했다.
이처럼 회사가 어려운 현실에서도 최 회장이 너무 많은 돈을 가져가고 있다는 비판이 주주들사이에서 불거지자 지난해 스타뱅크의 임원 연봉 지출은 3억원 정도까지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스타뱅크의 연 매출이 20억원을 겨우 넘는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역시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 스타뱅크를 통한 최 회장과 그 일가의 고액 연봉에 눈길이 가는 대목은 그 시점에 있다. 과거 비슷한 연유로 비난을 받던 최 회장이 자신의 본가 기업인 무학에서의 연봉을 크게 줄인 때와 공교롭게도 그 시기가 일치해서다. 무학에서 덜 받게 된 연봉을 스타뱅크를 통해 메꾸려했던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는 이유다.
최 회장은 2015년 무학에서 35억1600만원의 연봉을 수령했다. 이는 롯데칠성음료나 하이트진로 등 무학보다 훨씬 규모가 큰 주류업체 사장들이 받은 연봉의 세 배가 훨씬 넘는 수준이어서 그 책정 배경을 두고 논란이 됐다. 이를 인식한 듯 이듬해 최 회장이 무학에서 받은 연봉은 7억6400만원으로 1년 새 5분의 1수준으로 줄었는데, 스타뱅크에서 딸과 함께 수억원 대의 급여를 가져간 해가 바로 이 때다.
최 회장의 독주를 막을 수 없는 이유는 그가 직·간접적으로 스타뱅크와 무학의 지분 대부분을 확보하고 있는 절대적 최대주주여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스타뱅크의 지분 80%는 최 회장 개인과 함께 무학 등 관계회사들이 나눠 보유하고 있다. 무학의 경우 최 회장이 49.8%, 그의 아내인 이 모씨가 1.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무학과 그 계열사들이 들고 있는 스타뱅크 지분들 역시 최 회장의 지배력 아래 놓여 있는 구조다.
최 회장이 스타뱅크를 인수한 것은 2014년의 일이다. 스타뱅크는 최초로 전자어음 시스템을 개발해 관련 기술을 금융권에 독자적으로 제공해 온 알짜 금융권 IT 회사다. 전자어음관리 기관으로 지정 받은 금융결제원과 함께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은 스타뱅크를 인수한 후 이를 중심으로 코스콤과 한국어음중개를 공동 출자 설립하면서 금융권에 본격적으로 발을 딛기 시작했다. 무학은 지난해 하반기 전자어음 담보 P2P 대출중개 플랫폼 오픈식을 열고 이를 서비스하는 나인티데이즈 홈페이지를 가동했다. 당시 행사에는 최 회장 말고도 정연대 전 코스콤 사장,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등이 참석하며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최 회장의 스타뱅크 인수부터 본인과 딸의 고액 연봉 수령으로 이어지는 이 같은 일련의 과정에 대해 일각에서는 오너 기업가들의 전형적인 금수저 대물림 방식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큰 이익이 나지는 않지만 미래까지 꾸준히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소규모의 기업을 인수해 여기서 자녀들로 하여금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도록 해주는 구조"라며 "특히 이런 회사들의 경우 규모가 작아 기업 정보가 잘 공개되지 않는다는 면이 이 같은 목적을 위해서는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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