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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황금세대, 걱정 차오르는 ‘8강 저주’


입력 2018.06.29 10:51 수정 2018.06.29 10:51        데일리안 스포츠 = 이근승 객원기자

잉글랜드 꺾으며 3전 전승으로 16강행 확정

일본 물리치면 우승 후보 브라질과 8강전 유력

3전 전승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벨기에. ⓒ 게티이미지

황금세대를 앞세운 벨기에가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잡고 조 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벨기에는 29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각) 칼리닌그라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FIFA(국제축구연맹)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G조 3차전 잉글랜드와 맞대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벨기에는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승리로 가져가며 16강 진출에 성공했고, H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일본과 16강전을 치른다.

벨기에와 잉글랜드 모두 여유가 있었다. 2연승을 내달리며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터라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제외하고 이날 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맥 빠진 흐름은 아니었다. 마루앙 펠라이니의 높이가 잉글랜드 수비진을 끊임없이 괴롭혔고, 에당 아자르의 동생 토르강 아자르와 아드낭 야누자이의 빠른 발이 경기 속도를 높였다.

잉글랜드는 전방에 포진한 마커스 래쉬포드와 제이미 바디, 대니 로즈와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의 쉼 없는 오버래핑으로 벨기에의 뒷공간을 공략했다. 승자는 벨기에였다. 후반 6분, 야누자이가 절묘한 페인팅 동작에 이은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벨기에는 추가 득점에 실패했지만 야누자이의 선제 결승골을 잘 지켜내며 3연승을 내달리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16강에서 맞붙는 일본전은 큰 걱정이 없다. 일본이 콜롬비아와 세네갈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벨기에가 크게 앞선다. 잉글랜드전에서 주축 선수들이 대거 휴식을 취한 만큼, 방심만 조심하면 8강 진출에는 큰 문제가 없다.

진짜 걱정은 8강전이다. 벨기에가 일본을 꺾고 다음 라운드에 올라서면, 브라질-멕시코전 승자와 맞붙는다. 우리와 한 조에 속했던 멕시코가 만만찮은 전력을 보이지만, 브라질의 승리가 유력하다. 네이마르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탓인지 기대만큼의 경기력을 보이지 못하는 브라질이지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긋지긋한 ‘8강 징크스’도 불안감을 더한다. 벨기에는 황금세대가 주축이다. 2006 독일 월드컵 유럽 예선 탈락 이후 유소년 축구에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했고, 에당 아자르와 케빈 데 브라이너, 토비 알데르베이럴트, 얀 베르통헨, 로멜루 루카쿠 등 세계 최정상급 선수를 키워냈다.

벨기에는 최근 메이저 두 대회 연속 8강에 그치고 있다. ⓒ 게티이미지

결실을 보았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본선(2014 브라질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대한민국과 알제리, 러시아와 조별리그에서 맞붙어 3연승을 내달렸고, ‘난적’ 미국을 꺾고 8강에 올랐다. 그러나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와 만난 8강전에서 고개를 숙이며 내일을 기약했다.

벨기에는 유로 2016에서도 8강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탈리아에 0-2로 패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아일랜드와 스웨덴을 따돌리고 조별리그 통과에 성공했다. 16강전에서도 헝가리를 무려 4-0으로 대파하며 8강에 올랐다. 그러나 돌풍의 팀 웨일스에 1-3으로 허무하게 무너지며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은 ‘경험 부족’이란 핑계라도 있었지만, 국제무대 경험이 쌓인 상태에서 도전한 유로 2016은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걱정이다. 이전처럼 8강전까지 올라서는 데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루카쿠와 아자르, 데 브라이너, 드리스 메르텐스 등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에도 문제가 없다. 그러나 8강전 상대가 월드컵 최다 우승국 브라질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난 대회에서도 브라질과 함께 남미 축구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아르헨티나에 무너진 기억이 있다.

벨기에의 황금세대가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결과물’이 필요하다. 선수 면면만 보면,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지난 월드컵과 유로 대회의 아쉬움은 팀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더 이상 8강 진출에 만족해선 안 되는 팀이다. 또다시 고개를 숙인다면, 한계라고밖에 볼 수 없다. 이번에는 다를 수 있을까.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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