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재탕식 정책에 규제 여전...기업 투자 유인 공허"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쓴소리
"총수 경영권 힘 빼려다 외투자본 공격에 무방비"
"과감한 정책 변화 없이 투자 활성화 어려워"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쓴소리
"총수 경영권 힘 빼려다 외투자본 공격에 무방비"
"과감한 정책 변화 없이 투자 활성화 어려워"
정부가 핵심규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경제사회 전반의 혁신을 가속화하겠다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지만 기업들의 반응은 뜨뜻 미지근하다. 새로운 내용이 없는 재탕식 정책에 구체적인 투자 유인책도 없어 기업들의 투자 수요 발굴이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또 기업들이 요구하는 규제 개혁은 뒷전인 채 경제의 규율과 공정성을 강화하는 내용만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 기업들의 압박감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19일 재계와 경제단체에 따르면 기업들은 전날 정부가 발표한 올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큰 기대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실망감은 이번 발표에서 새롭고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는데 기인하고 있다. 정부가 밝힌 연내 규제 샌드박스 5법 등 혁신성장·규제혁신 관련 입법 등은 이미 연초부터 언급됐던 내용이다. 또 기업들의 투자 수요를 발굴해 지원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면서도 구체적인 투자 유인책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존에 나왔던 대책의 실행력이 떨어지다보니 또 다시 새로운 대책을 내놓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혁신 성장을 제시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액션 플랜은 찾기 힘든 모습”이라고 말했다.
또 규제 개혁을 통한 혁신을 강조하면서도 기업들의 규제 정책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발생하는 엇박자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번 정책 발표에서도 공정경제를 강조하면서 다중대표소송제 도입과 전자투표제 의무화 등 개혁입법 가속화를 대표 방안으로 제시했다.
다중대표소송제는 모회사의 주주가 자회사의 경영 부실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 소액주주의 권한을 강화하는데 목적이 있다. 전자투표제는 소액주주의 참여율을 높이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상법 개정을 통해 추진되는 이 두 법안은 긍정적인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소액주주 권한 강화로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총수의 경영권 약화 등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특히 경영권 방어수단이 많지 않은 국내 현실상 외국계 투기자본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될수 있는 상황이다.
반면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규제혁신 회의가 무기한 연기되는 등 핵심규제 발표는 계속 지연되고 있어 정부의 규제 개혁 의지를 의심케 하고 있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정부가 확고한 규제개혁 의지를 기업들에게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며 “경제민주화라는 명목으로 다양한 규제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규제혁신을 외쳐봤자 기업들의 인식은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을 여전히 감시 대상으로 보는 부정적 시선도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비은행 금융계열사를 둔 대기업 감시를 강화하는 금융그룹 통합감독법 마련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대기업집단의 경제력 집중과 일감 몰아주기를 막고자 공정거래법 등 규율도 강화하는 한편 하도급·유통·가맹·대리점 분야의 불공정행위 감시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 외에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탈취 행위와 지식재산권 남용에 관해서도 감시망을 촘촘히 한다.
한 경제연구원 인사는 "기업 입장에서 이번 정책을 보면 투자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지 의문"이라며 "규제 개혁을 외쳤지만 오히려 규제가 늘어났던 역대 정부의 전철을 답습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현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틀 내에서 경제정책을 마련하다보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로서는 기존 정책 기조가 있어 어렵겠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경제 상황에 맞게 과감히 정책 변화를 꾀할 필요는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기업들의 투자 요인을 견인할 수 있다면 과감한 정책 변화도 시도해야 한다”며 “자칫 기존 정책 기조를 고집하다 경제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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