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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우려 큰 지방...'깜깜이 분양' 고개


입력 2018.07.24 15:13 수정 2018.07.24 17:13        권이상 기자

사전홍보 자제하고 청약접수 후 선착순 분양…시장침체 장기화 이어지자 등장

불법 아니지만 편법…전문가들 "오히려 시장 상황 악화시킬 수도"

최근 지방에서 분양한 아파트들 가운데 일부 단지들이 깜깜이 분양을 시행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날씨가 흐린 대전의 한 아파트 전경.(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택시장에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청약시장에 깜깜이 분양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미분양 우려가 큰 지방에서 분양에 나선 일부 중소건설사들이 깜깜이 분양을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순위 마감이 사실상 어려워 공식 청약일정이 필요 없다고 판단해 고의로 미분양을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 이후 수요자들과 1대 1로 만나 계약률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이다.

전문가들은 청약경쟁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사전 홍보비를 아껴 추후 청약통장이 필요 없는 선착순 분양에 올인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한다. 지방에서 미분양이 잇따라 발생하는 것은 단순히 수요자에게 외면받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깜깜이 분양은 아파트 분양 시에 분양 주체가 되는 건설사나 시행사 등이 분양정보 노출을 최소화한 상태로 청약신청을 받은 것을 말한다.

이후 해당 아파트가 미분양이 되면 청약통장이 없거나 청약통장 사용을 꺼리는 수요자들에게 선착순으로 공급하는 방법이다. 이는 마케팅 방법 중 하나로, 일종의 계약률을 올리기 위한 편법에 속한다.

24일 부동산 업계와 아파트투유 등에 따르면 최근 지방에서 분양한 아파트들 가운데 일부 단지들이 깜깜이 분양을 시행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진토건이 경북 군위군 동부리에서 공급한 ‘군위 골든렉시움’은 72가구 모집에 청약 건수는 단 3건에 불과했다.

이 아파트를 시공하는 전진토건은 이 아파트 분양을 위해 적극적으로 홍보활동을 펼치지 않았다. 이 단지는 포털 등에서 검색하면 일부 분양정보만 나와있을 뿐 구체적인 단지 정보를 찾기가 힘들다.

경북 울진 센텀리치파크도 청약에서 36가구를 공급했지만, 청약접수는 8건에 그쳤다. 현재 이 아파트는 선착순으로 아파트를 분양하고 있어 수요자들은 청약통장을 쓰지 않고도 원하는 동과 호수를 고를 수 있다.

우신종합건설이 충북 음성에서 분양한 충북 음성 금왕 우신 리온 더 클래스의 경우 763가구를 공급했지만 청약접수 건수는 단 2건으로, 761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지방 등에서 아파트를 공급하는 일부 건설사들의 경우 주택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청약 성적이 불보듯 뻔해 깜깜이 분양으로 공급을 진행하고 있다”며 “아파트 공급 시 꼭 해야하는 입주자모집 공고문 개재 외에는 별다른 홍보활동을 자제해 홍보비를 아끼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방 부동산 시장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것으로 깜깜이 분양이 무조건 나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불법이 아닌 편법인 만큼 건설사들의 자구책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실제 건설사들은 깜깜이 분양으로 ‘미분양 단지’라는 오명을 얻지만, 정식분양 때보다 10% 이상의 홍보비용을 아낄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난해 대구와 울산시 일대에서 깜깜이 분양을 진행한 D건설사는 홍보비용을 20% 가까이 절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깜깜이 분양은 청약을 신청하고 싶어하는 일반 청약자들에게 청약통장을 균등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뺏는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깜깜이 분양이 시장상황을 오히려 흐리게 하거나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지방의 깜깜이 분양의 등장은 분양시장 침체의 골이 그만큼 깊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라며 “미분양 아파트 계약시 지정 분양대행사나 판매자가 맞는지, 구두 상에 조건들이 계약서에 명시돼 있는지 분양계획서 등을 꼼꼼하게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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