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빌리는 저축은행 고객들…‘알 권리’로 ‘묻지마 대출’ 바꾼다
일부 대형사 '고금리 신용대출' 비중 80~90% 상회…신용등급도 '무색'
"저축은행마다 천차만별…차주 저축은행 선택 시 고려하도록 정보 제공"
“저축은행 고객들은 일반은행과는 대출 행태가 좀 다릅니다. 당장 돈이 급하다보니 1~2% 금리 차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고, 지레 거절당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저축은행 간 금리 차를 비교하지도 않아요. 게다가 대출기한을 길게 설정해 다른 은행으로 갈 생각 자체를 안하게 되는 거죠.” -금감원 저축은행감독국 관계자
지난 30일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금리 운용실태 및 향후 감독방향’을 발표했다. 일부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20% 이상의 고금리 가계신용대출이 과다 취급되고, 특히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고금리대출을 일괄 부과해 시중은행의 최대 4~5배에 이르는 마진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강도 높은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저축은행 신용대출금리 운용실태에 따르면 7~10등급 가량의 저신용차주 뿐 아니라 중신용자에 포함하는 5등급 차주들 역시 평균 20% 이상의 고금리대출을 적용받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저축은행 신용대출을 이용하는 100명 가운데 1~4등급을 제외한 82명 가량이 모두 고금리대출 부담에 허덕이고 있었던 셈이다. 여기에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차주의 신용도나 상환능력에 대해 충분한 고려 없이 일괄적으로 고금리를 적용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김태경 금감원 저축은행감독국장은 “법정최고금리 기준인 24%인 현 상황에서 금리가 높은 것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면서 “그렇지만 5등급 정도만 되면 평균 대출금리가 20%를 넘어버리는 현 구조를 문제 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국장은 특히 “일반 가계신용대출을 위주로 하는 저축은행과 그렇지 않은 저축은행 간 차이가 많이 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개별 저축은행에 따라 고금리대출 실적과 비중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웰컴저축은행(대손감안 후 NIM 9.3%)과 SBI저축은행(5.7%), 오케이저축은행(4.5%) 등 일부 대형저축은행들은 차주의 신용위험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부과해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페퍼저축은행(2.6%), 한국투자저축은행(2.7%), JT친애저축은행(3.0%)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순이자마진(NIM)을 기록했다.
금감원은 매 분기별로 개별 저축은행들의 고금리대출 취급 비중은 물론이고 수익성 동향과 원가구조 등 저축은행 대출 관련 정보를 구체적으로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도 저축은행중앙회가 저축은행 관련 대출 정보를 일정 부분 공시하고 있지만 사실상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데다 알아보기도 쉽지 않아 이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다.
김 국장은 “현재 저축은행을 이용 중이거나 대출을 희망하는 차주가 향후 저축은행을 선택할 때 활용할 수 있게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전체적으로 저축은행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많이 높아진다면 공개주기는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법정최고금리 인하 시 기존 차주에게도 금리부담 완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도록 관련 약관(저축은행 여신거래기본약관) 개정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는 개정약관 시행일 이후 체결·갱신 연장되는 대출에 한정해 적용되는 것으로, 금감원은 현재 해당 업계와 협의를 진행해 올해 안으로는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감독당국은 이밖에도 오는 9월 중 대출금리에 대한 현장점검과 대출금리산정체계 모범규준 개정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은행과 달리 금리산정체계가 제각각인 저축은행에 대해 원가구성요소 등 구조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한편 내부통제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등을 고려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은행권과 같이 대출금리 부당부과 여부 점검도 함께 진행된다.
김정곤 금감원 저축은행검사국장은 "대출금리에 대해 사전점검하고 점검 내용을 토대로 현장점검과 이후 미비한 경우 개별 점검을 할 예정"이라면서 "MOU를 체결한 14개사가 우선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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