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판 다시 열리는 기술보험 시장…"변화 대비해야"
글로벌 금융위기 후 투자 수요 감소로 정체기
세계 경제 회복세에 연 평균 5~6% 성장 전망
다양한 건설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위험을 보장하는 기술보험을 둘러싼 시장이 제 2의 성장기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흥국은 물론 선진국에서도 건설 경기가 다시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보이면서 기술보험도 정체기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변화에 맞춰 보험사들도 대비 속도를 끌어 올려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기술보험은 토목과 건축 공사 등 일련의 건설 활동 단계에서 발생하는 각종 리스크를 담보하는 손해보험 상품이다.
기술보험의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공사 중 예기치 못하게 발생한 물적 손해와 제 3자 대인 및 대물배상책임 등의 위험을 담보하는 건설공사보험과 조립보험이 있다. 건물 완공 후에 설계나 자재, 시공 과정의 내재적 결함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건물의 물적 손해를 담보하는 내재결함담보보험도 주요 기술보험이다.
글로벌 기술보험 시장은 2000년대 초반 빠르게 성장했지만 현재는 사실상 정체 상태다. 지난해 보험료를 기준으로 한 세계 기술보험 시장 규모는 210억달러로 전체 보험 시장의 3% 정도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인 건설 투자 감소로 인해 기술보험의 수요도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최근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세계 경제의 흐름이 건설 투자 활성화로 이어지면서 기술보험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신흥국의 도시화와 기반시설 투자 확대, 선진국의 노후 기반시설 재건축, 기후변화에 대비한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등의 세계 경제의 구조적 변화도 건설수요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해석이다. 이에 따라 향후 10년 간 세계총건설생산은 연평균 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기술보험 시장도 연평균 5~6%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아울러 건설 현장의 위험관리 효율성을 높이고 있는 기술 혁신도 향후 기술보험 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드론을 이용한 공사 현장 실시간 점검이나 증강현실 기능이 탑재된 공사용 헬멧, 무선센서 네트워크를 이용한 위험 감지와 경고시스템 등의 신기술은 공사 현장의 위험 관리를 용이하게 함으로써 보험사고 발생 빈도를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다양한 기기들이 상호연결 돼 통합·관리되므로 사이버공격과 같은 신종리스크 발생 시 보험사고의 심각성은 더 커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변화에 맞춰 보험사들이 기술보험에 대한 대응을 좀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문혜정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보험사는 기술보험 상품의 언더라이팅 정교화와 지속적인 리스크 평가 및 관리를 통해 건설기술 발전에 의한 기술보험 관련 리스크 변화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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