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우리은행…회장 겸직체제 부상
금융위, 늦어도 내달 7일 정례회의에 지주사 전환 인가안 상정
조직 안정 위해 겸직 바람직 의견 지배적…금융당국 의중 변수
금융당국의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인가 심사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 분리 또는 겸직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로서는 손태승 현 우리은행장이 지주사 회장직을 겸직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다른 금융지주사와 은행의 경우 회장직과 행장직이 분리되어 있다는 점에서 회장과 행장의 분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오는 24일, 늦어도 다음달 7일 열리는 정례회의에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인가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7월 금융당국에 지주사 전환인가를 신청한 바 있다.
우리은행 이사회는 지난 2일부터 내달 초까지 비공개 간담회를 열어 회장직과 행장직 겸직 여부와 사외이사 겸직 여부, 감사위원회 구성 등을 포함한 지배구조를 논의하고 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지주사 전환 인가를 받으면 사외이사 간담회와 이사회를 열고 지배구조를 확정해 의결할 계획이다.
가장 큰 관심사는 손태승 행장의 회장직 겸직 여부다. 우리은행 안팎에서는 손 행장의 회장 겸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우리은행 노조 역시 행장직과 회장직을 분리할 경우 회장직에 낙하산 인사가 내려올 수 있다며 겸직을 바라고 있다.
일부 사외이사도 손 행장의 겸직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의 한 사외이사는 “회장과 행장의 겸직 여부 등을 포함한 지배구조에 대해 현재 논의 중”이라면서도 “지주사 설립 초기 조직 안정을 위해 겸직을 하는게 바람직 하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은행 이외에 카드 등 비은행 부문을 균형있게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회장직과 행장직의 분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수는 금융당국의 의중이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지주 회장이 은행장까지 겸직을 하게 되면 권력이 한 사람에게 집중돼 내부 견제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며 회장과 행장 겸직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허인 KB국민은행장을 선임하면서 회장직과 행장직을 분리했고 BNK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 지방 금융지주사들도 모두 분리 체제로 전환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직의 안정을 위해 손 행장이 몇년 정도는 회장직을 겸직하는게 바람직해 보이지만 손 행장 외 복수 후보가 추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정치권과 연계된 낙하산 인사가 거론될 경우 손 행장의 회장 겸직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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