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공개, 정답인가③] "영업비밀만 공개"…반대 목소리 내는 가맹점들
'투명성' 취지 공감…향후 가격 경쟁 우려
소비자가 마진 공개 우려·공경경제만 집착
'투명성' 취지 공감…향후 가격 경쟁 우려
소비자가 마진 공개 우려·공경경제만 집착
내년부터 시작될 필수품목 공급가 공개를 놓고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예비 가맹점주들 사이에서는 거래의 투명성을 위해 찬성하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현재 점포를 운영 중인 가맹점주 중에는 지금까지 영업비밀로 여겼던 매장 수익구조가 공개된다는 점에서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월 '가맹사업법 시행령'을 개정, 내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가맹본부는 ▲구입 요구 품목별 차액가맹금 수취 여부 ▲가맹점 1곳당 전년도에 가맹본부에게 지급한 차액가맹금의 평균 액수 ▲가맹점 1곳당 전년도 매출액 대비 차액가맹금의 평균 비율 ▲주요 품목별 전년도 공급 가격의 상·하한 등을 공개해야 한다.
차액가맹급이란 본사가 점주에게 납품하는 품목의 마진을 말한다. 치킨집의 경우 치킨프랜차이즈 본사가 생닭, 튀김유 등의 가격을 가맹점주들에게 공개해야 하는 셈이다.
필수물품에 마진을 붙여 폭리를 취하는 본사는 예비 가맹점주의 외면을 받도록 해 일명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갑질' 문화 뿌리를 뽑자는 게 공정위의 취지다.
이를 두고 예비 점주들은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확인해 볼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중장년층 은퇴가 몰리면서 프랜차이즈 창업율도 증가하는데 정보 없이 무작정 달려드는 사람이 많아 그만큼 폐업률도 높아지고 있다. 2017년 이후 프랜차이즈 폐업률은 90%에 달할 정도로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렇다 보니 프랜차이즈 창업은 '퇴직금 블랙홀'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다.
때문에 예비 창업자들에게 좀 더 많은 정보가 제공되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는 의견이다.
예비 창업주인 A씨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은 안정성 확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본사가 필수품목을 공개하면 거래의 투명성이 확보된다는 점과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확인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점포 운영의 실패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투명성'이라는 취지는 긍정적이나 가맹점의 원가이자 영업비밀인 필수품목 공급가가 노출되면 오히려 가격 경쟁을 부축일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의 목소리도 나온다.
가맹본부 차액가맹금 공개가 본부의 문제로 끝나는 게 아니라 개별 가맹점들의 매출, 영업이익 등 영업정보도 모두 공개되기 때문이다. 이는 자영업자들 기준에서는 달갑지 않은 일일 수 밖에 없다.
치킨프랜차이즈를 운영 중인 B씨는 "원가공개가 가맹점차원에서도 반갑지 만은 않다"면서 "이러다가 가맹점에서 판매되는 소비자가도 얼마만큼 마진이 붙는지도 전부 공개해야 될지 모른다"고 토로했다.
커피프랜차이즈를 운영 중인 C씨도 "카드수수료, 임대료, 관리비 등은 생각하지 않고 본사가 원가를 공개하게 되면 소비자들은 '너무 비싸게 판다'고 오해할 수 있다"면서 "지나치게 공정경제 성과에만 집착하는 거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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