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 비핵화 조치 없이는 '답방 이벤트' 불과
국정지지율 하락세에서 '반등기회'로 작용할 듯
이념‧세대‧지역 갈등 확산에 정치적 부담도 커져
실질적 비핵화 조치 없이는 '답방 이벤트' 불과
국정지지율 하락세에서 '반등기회'로 작용할 듯
이념‧세대‧지역 갈등 확산에 정치적 부담도 커져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체코·아르헨티나·뉴질랜드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다. 순방기간 문 대통령의 초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답방에 맞춰졌다. 메시지는 '기승전-김정은 답방'으로 귀결됐다. 문 대통령은 "답방 그 자체로 세계에 보내는 평화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김 위원장의 답방 의미를 부각하는데 주력했다. 지난 2일 공군1호기에서 가진 간담회에선 국내현안에 대한 질문을 차단하고 비핵화 이슈에 집중했다.
특히 순방기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은 정상회담 테이블에도 김 위원장의 답방 문제를 메인메뉴로 올렸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답방이 북미 비핵화 대화에 긍정적 역할을 하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데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했다. 또 김 위원장에게 "원하는 것을 해주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도 전했다. 8일간의 국제무대에서 문 대통령의 일관된 태도는 김 위원장을 향해 '어서 오라'는 손짓이었다.
'金답방' 그후...지지율 오르지만 이념갈등도 피어오른다
최근 국정지지율 하락세를 겪는 문 대통령 입장에선 정치적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지지율 하락의 핵심 원인인 경제문제는 단기간에 결과를 내기 어려운 만큼, 외교‧안보에서 반등요인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의 답방이 가진 파급력과 상징성을 감안하면 즉각 국정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김 위원장 답방에 따른 후유증이다. 우선 국정지지율 하락을 막기 위해선 '서울 답방'이 아닌 '성공적 답방'이 전제되어야 한다.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 없이 '서울 방문 이벤트'에 그친다면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의 "모든 국민들이 쌍수로 환영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는 발언은 민심의 반발을 불렀다. 과도한 기대감 조성으로 남남갈등을 부추겼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김 위원장의 답방을 두고 국론 분열이 있을 수가 없다"는 진단도 실제 여론과 괴리가 크다.
이미 김 위원장의 답방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은 발화점을 넘어섰다. 국회는 물론 광장에서도 찬반목소리가 각각 뜨거워지면서 이념갈등의 불씨가 피어오르고 있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답방 관련 세대‧지역 간 찬반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당장 예방에 나서지 않으면 향후 깊은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예민한 사안이자 문 대통령에겐 무거운 정치적 부담이다. 이번 갈등이 고착화하면 임기 내내 문 대통령을 괴롭힐 수 있다. 이에 여권 내에서도 남남갈등을 먼저 걱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울리고 있다.
'친문' 핵심 관계자는 "답방이 이념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 답방이 확정되지 않았는데, 과도한 의미부여나 여론에 앞서가는 띄우기를 할 필요가 없다"며 "무덤덤하게 김 위원장 답방의 필요성과 의미를 설명하는 게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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