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잠룡' 이재명, 기소로 정치 생명 위기?

기소로 정직성·도덕성 타격…출당·탈당 요구 거세질 가능성

무죄 선고시 ‘박해받는 정치인’ 이미지로 대권 파란불 예측

기소로 정직성·도덕성 타격…출당·탈당 요구 거세질 가능성
무죄 선고시 ‘박해받는 정치인’ 이미지로 대권 파란불 예측

직권남용 및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11일 기소된 이재명 경기지사의 정치적 입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직권남용 및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11일 기소된 이재명 경기지사의 정치적 입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이 지사가 여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만큼 정치생명에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다만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을 경우 ‘박해받는 정치인’ 이미지가 여론에 투영돼 대권가도에 큰 지장이 없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양동훈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이 지사에게 ▲친형 강제입원 시도 ▲검사 사칭 ▲성남 대장동 개벌 업적 과장 의혹과 관련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기소 결론을 내렸다. 반면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는 ‘혜경궁 김 씨’ 의혹과 관련해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이 지사는 검찰의 수사 결과를 통보받은 뒤 연 기자회견에서 “예상했던 결론이라 그렇게 당황스럽진 않다”며 “조폭설, 여배우 스캔들, 트위터 사건 등 온갖 음해가 허구라는 사실이 밝혀진 데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광풍이 분다고 해도 실상은 변하지 않는다. 고통스럽지만 정의는 빛을 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가에서는 이 지사가 기소만으로도 정치적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성남시장 시절부터 이 지사의 발목을 잡아온 여러 의혹들이 기소로 인해 정직성·도덕성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지사가 법정에 서게 되면서 도정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면서 여론의 불신을 살 수 있다.

더욱이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기소를 계기로 탈탕 또는 출당 카드를 내밀 경우 이 지사는 고립무원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민주당은 이 지사가 차기 유력 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만큼 관련 조치를 두고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민주당은 이 지사의 기소 처분이 나온 직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이를 의식한 듯 이 지사는 “저는 여전히 자랑스러운 민주당 당원이다. 평범한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당에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뒤 “공정사회, 대동세상을 바라면 저에게 탈당을 권할 게 아니라 함께 입당해 달라”고 호소했다.

법원이 최종적으로 이 지사의 혐의를 인정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할 경우 이 지사는 경기지사직 상실은 물론 피선거권도 5년간 박탈돼 대선출마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반면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을 경우 지지자 결속은 물론, ‘박해받는 정치인’이란 이미지가 여론에 투영돼 대권 가도에 다시 파란불이 들어올 것이란 해석도 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이 지사의 기소로 오히려 배수진이 형성될 것”이라며 “지지층 결속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권 주자라도 대권 가도에서 현직 대통령을 비판하는 주자가 많다”며 “이 지사가 무죄를 선고받아 지사직이 유지된다면 대선주자로 나왔을 때 ‘친문을 공격한 사람’ ‘문 대통령을 딪을 수 있는 정치인’이라는 포지셔닝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이 지사만의 독자적인 지지층은 꺼지지 않을 것”이라며 “무죄가 되면 박해받는 정치인이란 이미지가 정치적 자산으로 축적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