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글로벌 혁신사업 촉각…과감한 투자 대비 주가 반등 ‘미미’
“사업 확장 긍정적, 불확실성은 증대…바이오팜 상장 시 주주환원 주목”
최태원 회장, 글로벌 혁신사업 촉각…과감한 투자 대비 주가 반등 ‘미미’
“사업 확장 긍정적, 불확실성은 증대…바이오팜 상장 시 주주환원 주목”
SK가 최태원 회장의 경영화두인 ‘딥 체인지(근원적 변화)’ 전략에 따라 혁신기업에 지갑을 열고 있다. SK그룹 지주사는 글로벌 투자형 지주회사라는 비전 아래 더욱 공격적인 인수와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그러나 과감한 행보에 비해 주가는 시원찮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지분 투자·재무구조와 주주환원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는 지난 10일 전일 대비 1.27% 하락한 27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태원 SK 회장은 최근 반도체 위기론 속에서 주력 계열사인 SK하이닉스에 120조원을 투자하는가 하면, SK㈜를 통해 글로벌 혁신산업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회사는 2016년부터 바이오 투자를 본격화하는 등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발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통큰 투자와 혁신성에 비해 주가는 2015년 말 대비 13% 상승에 그치며 더디게 흘러가고 있다.
특히 SK㈜는 성장성이 높은 미래산업과 스타트업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이미 여러 업체에 투자했다. 에너지·바이오·모빌리티가 대표적이다. 올해 업계의 눈길을 끈 것은 미래 자동차산업 부문이다. SK㈜는 차량공유업체인 싱가포르 ‘그랩’, 한국 ‘쏘카’ 등에 이어 자율주행에도 투자했다.
SK㈜는 지난해 말 이스라엘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토노모(Otonomo)’에 1000만달러(약 114억원)를 투자해 지분 2.69%를 확보했다. 오토노모는 2015년 설립된 업체로 자율주행시 발생하는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업체다.
미래 신규사업은 물론, 주력 사업인 에너지 부문에도 거침없는 투자를 집행했다. 올해 들어 투자한 금액만 2900억원에 달한다. 지난 1월 미국 스마트 글라스 업체 키네스트랄에 약 1100억원을 투자했는데 글로벌 스마트 글라스 기업에 투자한 국내 기업은 SK가 처음이다. 이어 지난달에는 미국 천연가스 채집·가공(G&P) 업체인 블루레이서 미드스트림에 약 1700억원을 투자했다.
SK㈜는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을 보유한 SK그룹 지주사다. 이들로부터 배당을 받아 SK바이오텍, SK바이오팜, SK머티리얼즈 등 그룹의 미래 성장축에 투자해왔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SK㈜의 영업현금흐름은 2015년 693억원에서 지난해 8053억원, 올해 예상 1조2000억원대다. 성공적인 인수합병(M&A)과 투자를 통해 순조로운 성장을 이어온 것이다.
다만 영업현금흐름 증가를 크게 상회하는 M&A 추진으로 같은 기간 SK㈜의 지분투자액과 차입금은 각각 약 4조원, 1조7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박은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M&A를 통한 포트폴리오 강화는 중장기적으로 주주가치에 분명 긍정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포트폴리오 확장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와 더딘 주주환원 증가, 재무구조 악화라는 부담을 동시에 안게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주가 반등을 위해선 지주사의 종합적인 청사진 제시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그룹의 차세대 성장 동력인 바이오팜의 상장이 임박했다는 점에서 중장기 지분투자와 주주환원, 재무구조 등을 제시할 만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매년 영업현금흐름 대비 50% 전후의 M&A를 지향하고 수취 배당금 대비 3년 내 50%(상장 지주회사 평균)까지 배당성향을 확대하는 식이다. 이어 “잔여 영업현금흐름을 통한 약 1조원 순차입금 축소를 제시한다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간 괴리를 축소할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세부적으로는 바이오팜 상장 시 특별배당 가이던스의 구체화 또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도 “SK의 신규 사업포트폴리오 안정화와 함께 특별배당에 대한 기대감에 주목한다”면서 “SK는 자회사의 기업공개(IPO)나 매각 등의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특별배당을 하는 주주환원정책을 제시한 바 있다”고 짚었다. SK바이오팜 상장으로 배당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연내 코스피 입성을 목표로 IPO를 추진 중인 SK바이오팜의 기업 가치는 최소 5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최근 SK바이오팜 IPO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이, 공동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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