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윤석열 '비공개 발언' 공개해 '자기변호'

조국 검찰 내사 의혹 재차 제기

尹 비공개 발언 시점·내용 근거로 제시

“증거는 없다” “사실과 추론은 다를 수 있다”며 여지 남기기도

조국 검찰 내사 의혹 재차 제기
尹 비공개 발언 시점·내용 근거로 제시
“증거는 없다” “사실과 추론은 다를 수 있다”며 여지 남기기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알릴레오' 방송 갈무리

“조국을 법무부 장관 임명하면 안 된다. 내가 봤는데 몇 가지는 아주 심각하다. 법대로 하면 사법처리감이다. 내가 사모펀드 쪽을 좀 아는데, 이거 완전 나쁜 놈이다. 대통령께 말씀드려서 임명 안 되게 해야 한다. 그냥 가면 장관 되어도 날아갈 사안이다. 내가 대통령 직접 뵙고 보고 드리고 싶다. 이건 대통령을 향한 내 충정이다. 사적으로 조국한테 무슨 악감정이 있어서 이러는 게 아니다. 정말 걱정돼서 하는 이야기다. 이런 거 알려지면 검사들이 장관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들고 일어난다. 임명하면 진짜 안 된다.”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29일 유튜브 채널 '알랄레오'에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표현을 누그러뜨린” 윤석열 검찰총장의 비공개 발언이라며 이같이 밝히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후보로 지명되기 전 검찰이 내사를 벌였을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같은 유튜브 방송은 앞서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의 내사 의혹’을 제기한 유 이사장이 “명확한 근거를 대라”는 검찰 측 반응에 답하는 취지로 기획됐다.

유 이사장은 2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서 조 전 장관의 후보 지명일인 8월 9일과 압수수색이 있었던 27일 사이에 윤 총장이 청와대 외부인사 A씨를 만나 ‘대통령에게 조국 반대 의사를 직접 전달하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유 이사장은 윤 총장 비공개 발언 취재 경위에 대해 “A씨한테 직접 취재했다”면서도 “A씨한테만 취재한 게 아니다. (A씨가) 동일한 얘기를 그 즈음 사석에서 계속 했다는 것을 다른 데서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취재원 A씨가 “지위 문제와 상관없이 대통령에게 말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윤 총장 발언의 내용·시점 근거로 사전 내사 가능성 주장

유 이사장은 윤 총장 비공개 발언의 내용과 시점을 바탕으로 검찰의 사전 내사 의혹을 다시금 제기했다.

유 이사장은 윤 총장 발언 중 “‘내가 봤는데 몇 가지는 아주 심각하다’는 건 여러 가지를 이미 봤다는 뜻”이고 ‘법대로 하면 사법처리감’이라는 건 조국이 범죄혐의가 있다는 의미이며, ‘내가 사모펀드 쪽을 좀 아는데 이거 완전 나쁜 놈이다’는 말은 조국의 범죄 혐의가 뚜렷하다는 판단”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그는 윤 총장이 A씨를 만나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고 한 시점이 공식 수사 착수 전인 8월 중순”이라며 “이때는 한국당의 공식 고발도 없었고 사건 배당도 안됐을 때다. 그 시점에 이렇게 확고한 예단을 형성했다면 윤 총장 같은 숙달된 검사로 하여금 이 같은 확신을 갖게 한 근거가 있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검찰이 “민정수석이라는 고위공직자였고, 법무장관에 지명된다는 말이 돌고 실제로 지명된 조 전 장관에 대해 공식 수사 착수 전 내사하는 건 너무 당연하다”면서 “8월 중순에 (윤 총장이) 이렇게 판단할 정도면 후보자 지명이 이뤄진 8월 전후 시기가 (내사 기간에) 포함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유 이사장은 “저도 증거는 없다”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단편적 정보, 물밑에 있는 정보를 봤기 때문에 수면 아래 빙하의 모습은 이렇게 생겼을 것이라고 추론한 것이다. 추론과 사실이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검찰 조직원의 내사 자료 ‘부풀리기’ 의혹도 제기

유 이사장은 이날 방송에서 윤 총장이 검찰 조직원들로부터 부풀려진 보고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유 이사장은 앞서 ‘윤 총장이 부하들에게 속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유 이사장은 “(윤 총장이) 최초 예단을 형성할 때 보고에 문제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최초 내사 자료는 좋게 말해서 검사들이 판단 착오한 것이고, 나쁘게 보면 조국을 못 오게 하려고 총장을 움직여 먼지털기식 수사를 하고 가족을 잡아들여 스스로 사퇴하거나 대통령이 지명철회 할 수 있게 일부러 (윤 총장을) 속인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검찰에 대한 자신의 사전 내사 의혹 제기와 관련해 "검찰이 혐의가 있으면 내사했다고 하면 되는데 왜 감추느냐“며 ”스스로 잘못된 일을 했다는 의식이 있는 것이다. 펄쩍 뛰어 수상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 이사장 주장과 관련해 대검은 이날 출입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근거 없는 추측으로 공직자의 정당한 공무수행을 비방하는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한다”며 “유 이사장은 오늘 (검찰 내사) 근거를 제시하겠다고 예고했으나, 근거 없는 추측성 주장을 반복했을 뿐 기존 주장에 대한 합리적 근거를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