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코로나19] 채용도 줄줄이 연기…고심 깊어진 은행권


입력 2020.03.02 06:00 수정 2020.03.02 05:56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시중은행 4월 예정된 채용계획 아직도 확정 못해

상반기 채용규모는 '동결' 하반기엔 "봐야 알겠다"

코로나19 여파로 은행권 취업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은행권 취업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오는 4월에 시작하는 공채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통상 3월초까지 채용공고를 붙여왔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대부분 일정표조차 그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2일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오늘로 2천명을 넘어섰는데, 채용일정을 잡긴 어렵다"면서 "우리로선 소멸시기를 예측할 수 없어서 채용계획이 사실상 '올스톱'상태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전염병이 창궐하는 상황에서 은행권의 채용이 다른 일반기업에 비해 어려운 부분은 '은행고시'로 불리는 필기시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입행을 위해선 수능시험을 보듯이 주말에 중‧고등학교에서 수천명의 수험생이 시험을 봐야한다.


여기에 지원자 5~6명이 한 조를 이뤄 토의형식으로 진행되는 면접도 치러야 한다. 대규모 인원의 대면접촉이 불가피한 절차다. 이미 이달 들어 공무원 채용 시험이 사상 처음으로 연기됐고, 공기업 채용 일정도 잇달아 미뤄진 점도 감안할 수밖에 없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서울 강남역 한 카페에서 '우리금융 잡라운지(Job Lounge)'를 열고, 본사에서 '우리금융 인재 Festival'을 개최하는 등 대대적인 채용행사를 마련했지만, 올해는 공채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신한은행을 비롯한 다른 은행들도 채용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긴 마찬가지다.


은행들은 채용 규모에 대해선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지만, "하반기엔 봐야 알겠다"며 유보적 입장을 나타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630명 규모의 직원을 뽑는 등 지난 한 해 동안 1천명 이상을 채용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하반기에만 550명을 선발했고, 우리은행 채용규모는 상반기 300명과 하반기 450명을 더해 750명이었다.


지난해 은행들이 신입 행원을 대규모 채용한 것은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신규 인력수요가 생겼기 때문이었다. 올해는 경기 침체에 코로나19 사태까지 더해지면서 무작정 채용을 늘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만큼 은행을 향한 금융당국의 '고용창출 압박'도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이충재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