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김기덕 감독의 '사마리아' 이후 두번째
홍상수 감독이 29일(현지시간)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세에서 신작 ‘도망친 여자’로 은곰상 감독상을 수상했다. 한국 영화가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감독상을 수상한 것은 2004년 김기덕 감독의 ‘사마리아’ 이후 두 번째다.
홍 감독의 24번째 장편 작품 ‘도망친 여자’는 결혼 후 한 번도 떨어져 지낸 적이 없었던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두 번의 약속된 만남, 한 번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과거 세 명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감희(김민희 분)를 따라가는 영화다.
홍 감독이 김민희와 7번째 호흡을 맞춘 작품이며, 김민희 외 서영화, 송선미, 김새벽, 권해효 등이 출연했다. 이번 시상식에는 홍 감독과, 김민희, 서영화가 함께 자리했다.
베를린국제영화제는 은곰상 감독상을 시상하며 “‘도망친 여자’는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주인공 감희는 서울 변두리에서 친구 셋을 만난다. 홍상수 감독은 이러한 만남들을 미니멀리즘적으로 묘사한다. 이 영화는 많은 부분이 드러나지 않지만, 무한한 수의 세계가 가능하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작품을 평가했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는 홍 감독의 ‘도망친 여자’를 비롯해, 총 18편의 작품들이 초청돼 경합을 벌였다.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연인 김민희와 포옹을 나눈 홍 감독은 시상식 무대에 올라 “모든 사람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나를 위해 일해준 사람들, 영화제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 허락한다면, 여배우들이 일어나서 박수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이에 김민희, 서영화가 일어나 함께 박수를 받았다
홍 감독은 ‘밤과 낮’(2008),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2013),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에 이어 ‘도망친 여자’(2020)까지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분에 총 네 번 초청됐으며, ‘밤의 해변에서 혼자’은 주연을 맡은 김민희에게 67회 베를린영화제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곰상은 이란 출신 모함마드 라술로프 감독의 ‘데어 이스 노 이블’이 받았다.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은 미국 출신 엘리자 히트먼 감독의 ‘네버 레얼리 썸타임스 올웨이스’, 은곰상 남자연기자상은 ‘히든 어웨이’의 엘리오 제르마노, 은곰상 여자연기자상은 ‘운디네’의 파울라 베어가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