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시상식에서 김종규 따돌리고 MVP 선정
9개 연속 3점슛, 20-20 등 강한 임팩트 효과
허훈(25·부산KT)이 한국농구연맹(KBL) 최우수 선수(MVP)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허훈은 20일 KBL센터에서 개최된 ‘2019-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총 111표 중 63표를 획득, 김종규(원주DB·47표)를 제치고 2017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MVP(상금 1000만 원)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MVP 외에도 베스트5, 플레이오브더시즌까지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2017년 전체 1순위로 프로에 입문한 허훈은 세 번째 시즌 만에 최고 자리에 올랐다. ‘농구대통령’ 아버지 허재는 농구대잔치 시절 MVP를 3차례 받았지만, KBL 출범 후 정규시즌 MVP는 없다. 형 허웅(원주DB)도 이날 인기상을 수상했지만 MVP는 아직 받지 못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으로 시즌이 조기 종료되는 아쉬움 속에도 허훈은 경기당 평균 14.9점 7.2어시스트의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어시스트는 전체 1위다. 2위 김시래(창원LG)의 평균 4.8어시스트와 차이가 크다. 득점은 국내 선수 중 송교창(전주KCC·15점)에 이어 2위.
MVP 경쟁에서 허훈을 위협한 KBL 최고 연봉자 김종규는 43경기 평균 13.3점 6.1리바운드 2어시스트 0.8블록슛으로 원주DB의 공동 1위를 주도했다. 국내 선수 리바운드 부문 1위, 득점 부문 5위다. 블록슛에서는 전체 4위를 차지하는 등 지난 시즌 8위로 추락했던 DB를 1위로 끌어올린 주역이다.
이에 비해 허훈은 팀 성적(6위)에서도 밀렸고, 부상으로 8경기나 결장했다. 그래도 MVP 주인공은 예상대로 허훈이었다. 플레이오브더시즌을 수상할 만큼, 코트에서 내뿜은 임팩트가 워낙 강렬했기 때문이다.
허훈도 “아무래도 팬들에게 보여주는 임팩트가 강했던 것 같다. 많은 분들이 내 플레이를 보고 좋아해줬다. 그 부분이 MVP를 받게 된 이유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허훈은 지난해 10월 DB전에서 3점슛 9개를 연속으로 꽂으며 조성원(현 명지대 감독)의 KBL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지난 2월 KGC전에서는 24점 21어시스트로 KBL 사상 처음으로 한 경기 20득점-20어시스트를 달성했다. 빛나는 활약을 바탕으로 올 시즌 올스타 팬 투표에서도 1위에 오르는 등 최고 인기스타로 떠올랐다.
아버지 허재 전 감독도 강렬한 임팩트로 MVP를 수상한 경력이 있다. 허재 전 감독은 1997-98시즌 기아 소속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지만, 팀이 대전현대에 3승4패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챔피언결정전 MVP의 주인공이 됐다. 허재는 챔피언결정전 중 눈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지만 투혼을 불사르며 시리즈 내내 현대를 괴롭혔다.
허재 활약에 힘입어 기아는 7차전까지 시리즈를 끌고 갔다. 7경기 평균 39분 33초, 23.0점 6.4어시스트 4.3리바운드 3.6스틸이라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평균 득점은 조니 맥도웰에 이어 2위, 평균 어시스트는 이상민에 앞선 1위다. 국내 선수 중에는 평균 리바운드도 2위를 차지했고, 평균 스틸은 1위였다.
비록 졌지만 강렬했던 허재 활약에 우승팀 대전현대의 핵심 멤버들도 박수를 보냈다. 준우승팀에서 MVP가 탄생한 것은 이때가 유일하다. 팀 성적은 6위에 머물렀지만 강렬한 임팩트를 과시하며 정규시즌 MVP를 따낸 허훈은 이날 아버지와 똑 닮은 모습으로 반짝반짝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