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선물 ETN 4종, 괴리율 확대로 3거래일간 정지 상태
반복되는 롤오버로 가격 낮아지면서 투기자금 더 심화
마이너스 유가 후폭풍으로 괴리율이 이상 급등한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이 현재 거래가 일시적으로 중지됐지만 향후에도 정상적인 거래가 가능할지 여부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동성공급자(LP) 물량이 준데다 국제유가가 급락한 가운데 반등을 기대한 저점 매수 유입세가 급증하며 수급이 무너져서다. 시장 가격 조절이 쉽지 않아 향후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급락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크다. 하지만 시장가격이 떨어질수록 몰려드는 매수세에 증권사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당분간 거래를 재개할때마다 가격 폭락이 불가피하고 정상적인 거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 QV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H) 등 4종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거래가 정지된다. 단일가매매 상태에서 괴리율이 30% 이상으로 확대될 경우 3거래일간 거래가 정지되는데 레버리지 4개 종목들의 최근 괴리율이 비정상적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거래가 재개되는 6일에 다시 폭락할 것으로 점쳐진다. 괴리율이 정상범위로 줄어들고 정상거래가 되기까지 몇번의 하한가를 맞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하지만 이미 투자한 투자자의 손실이 커질 것을 우려해 내달 중순께 이뤄지는 월물교체(롤오버) 방식이 변경되면서 기초자산은 기존 6월물에서 7월물로 100%로 변경됐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당분간 만기를 앞두고 괴리율 확대로 인한 거래정지와 재개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당초 제기된 일부 상장폐지에 대한 부담은 던 상태다. 코덱스 WTI 원유선물 6월물의 경우 7,8,9월물로 분산투자 하며 상장폐지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 하지만 이미 수급이 무너진 이상 괴리율 확대가 반복적으로 나타날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가격이 낮아진다고 해도 상장폐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산으로서의 가치를 거의 상실했다고 봐야한다"며 "ETN은 6월물을 7,8,9월물로 대부분 롤오버하며 위험을 피했지만 만약 향후 지표가치가 0으로 떨어지게 되면 즉시 거래정지되면서 청산이 된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증권사들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에 고평가된 원유 선물 ETN과 ETF에 대한 투자 유의 공지를 띄우고 있다.
원유 상품에 대한 매수 광풍이 불면서 관련 ETN이나 ETF 상품들에 투기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되서고 있어서다.또한 손실폭을 줄이기위해 7,8,9월물로 분산투자했지만 롤오버 비용이 크게 늘고 지표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어서 증권사 입장에서는 악순환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 원유 투자 광풍으로 증권사 보유물량은 상장하는 족족 소진되며 물량부족으로 매매가격이 실제 가치보다 크게 높아지는 괴리율이 지속되고 있어 거래정지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들 종목들이 향후 2~3번 하한가를 기록해야 괴리율이 정상범위에 진입해 정상거래가 된다는 점에서 투자자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상 레버리지 원유 ETN은 지수의 2배를 추종하는 만큼 하한가를 맞으면 일반 종목의 두배인 -60%로 떨어지게 된다.
현재 상승장에서 수익을 내는 일부 레버리지 원유선물 ETN의 시장가는 현재 1000원 미만으로 급락한 상태다. 사실상 시장가가 동전주로 전락한 셈이다. 삼성레버리지 WTI원유선물ETN은 지난 27일 83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전거래일(2005원) 대비 59.65%나 급락했다. QV레버리지는 (-60%) 하락한 500원에, 신한레버리도 -52.31% 하락한 310원에 마감하며 거래가 중지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시장가격이 점점 하락할수록 투기 세력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점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몇차례 하한가를 맞으면 괴리율이 해소되면서 정상거래가 가능하지만 경쟁매매방식으로 거래하면 하한가로 낮아질대로 낮아진 가격에 투기자금은 들어오기가 더 수월해질 것"이라며 "이는 다시 괴리율 확대로 이어지고 상품 가치마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