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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레볼루션①] 코로나가 채찍질 한 온라인 쇼핑 세대교체


입력 2020.05.12 06:00 수정 2020.05.11 22:27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빨라진 변화의 시계, 오프라인 유통 추월

대형마트 최후 보루인 ‘신선식품’마저 무너져

오프라인 충성고객 40대 이상 중장년층도 ‘모바일 장보기’로 이탈

의무휴업, 신규 출점 제한 등 오프라인 유통에 대한 정부의 끊임없는 규제와 코로나19를 겪으며 온라인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최근엔 온라인이 오프라인 유통 시장을 앞지르는 등 유통 혁명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이에 국내 대표 오프라인 유통기업들도 본격적인 구조조정 착수와 함께 온라인 중심의 체질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여기에 기존 이커머스 기업들도 치킨게임식 경쟁에서 벗어나 수익성 확보에 열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온라인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 졌다. 생각지도 못한 빠른 속도로 온라인 대세 시대를 맞으면서 발생한 업계 판도 변화를 3편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홈플러스 원천 FC ⓒ홈플러스

지난 1월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국내 유통업계에 끼친 영향은 실로 막대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 100일이 국내 유통업계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 놨다’고 평가한다.


감염 우려에 집 밖을 나서는 소비자들이 크게 줄면서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젊은층은 물론 50대 이상 중장년층도 온라인으로 발길을 돌렸다. 업계에서는 코로나 사태가 마무리 돼도 온라인 쇼핑의 편의성을 체감한 소비자들이 오프라인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적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3년이 지나도 이루기 힘든 일을 코로나19가 3개월여 만에 해냈다는 평가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코로나가 온라인 쇼핑을 키워냈다는 말까지 나오는 이유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를 보면 지난 3월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6% 감소했다. 이는 2016년 6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 통계개편 이후 가장 높은 감소폭이다. 반면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16.9% 성장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 비중은 50대 50으로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온라인 매출 비중은 전달인 2월 41.3%에서 3월 50.0%로 8.7%p 상승한 이후 오름세를 지속했다. 지난달인 4월 통계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지난달 온라인이 오프라인 매출 비중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온라인에서는 식품 매출이 75.4%로 가장 크게 증가했다. 채소, 과일, 정육, 수산 등 신선식품은 그동안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의 마지막 저지선으로 여겨져 왔다.


신선식품은 대형마트 등 현장에서 직접 보고 선택하는 경향이 강한 만큼 오프라인 유통이 강점을 갖고 있던 분야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되고 온라인 쇼핑의 배송기간이 단축되면서 최후의 보루마저도 무너진 것이다.


온라인 쇼핑 비중이 몇 달 만에 크게 증가한 데는 오프라인 소비가 익숙한 50대 이상 중장년층의 역할이 컸다.


티몬이 올 1분기 50대 이상 연령층의 모바일 쇼핑 추이를 조사한 결과, 주요 식품·건강관련 상품들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 카테고리 가운데 50대 이상 소비자들이 지난 1분기 가장 활발하게 쇼핑한 상품 군은 라면 등 간편식품으로 158%가 늘었다. 홍삼 등 건강식품(140%) 두 번째로 높았고,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하던 신선식품류도 105%나 매출이 증가하며 식품군을 중심으로 모바일 구매가 중장년층까지 확대된 것으로 확인됐다.


베이비붐 세대(55~63년생)의 약 3분의1이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롯데멤버스

롯데멤버스 통계에서는 베이비붐 세대(55~63년생)의 30.6%가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밀레니얼 세대의 온라인 쇼핑 비중(35.0%)과도 격차가 크지 않다.


특히 구매 전 쇼핑몰 내 이용후기(25.8%)와 제품정보(23.5%), 가격 비교 사이트(13.5%) 등을 참고하는 이들도 많았다. 다만 밀레니얼 세대와 비교해 카페·블로그(6.5%)나 개인 SNS(4.3%) 이용후기를 참고하는 비율은 낮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당초 전망 보다 온라인 쇼핑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온라인 진출을 준비 중인 오프라인 유통기업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기존에 계획했던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과 맞물려 온라인 전환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를 통해 모바일 쇼핑 시장의 주 소비층으로 부상한 것은 40대 이상 시니어 고객인데 이들은 대형마트 충성고객이기도 하다”며 “코로나 사태로 매출이 감소하는 것도 문제지만 단골손님이 빠져나간다는 점에 대한 불안감이 더 크다”고 전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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