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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복 입은 이재명 "최상목 몸조심하라"…"조폭식 협박" 후폭풍 [정국 기상대]


입력 2025.03.20 00:10 수정 2025.03.20 00:12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尹 탄핵 선고 지연에 李 2심 재판 다가와

마은혁 임명 미루는 崔 겨냥 고강도 압박

與 "뭐가 불안해 막말?…시정잡배 겁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부근 광화문 민주당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던진 "몸조심하라"는 겁박성 발언의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의 지지자들로 하여금 테러를 저지르라고 부추기는 '불법 테러 선동'이라고 비판했고, 반면 민주당은 헌법 수호 의지를 보여주라는 취지라며 이 대표를 두둔했다.


이재명 대표는 19일 자신을 향한 이른바 '러시아제 밀수 권총' 암살 위협을 우려해 방탄복을 착용하고 서울 광화문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다. 이 대표는 회의 종료 직전 돌연 추가 발언을 자청해 최상목 권한대행을 "직무유기 현행범"이라고 지칭하면서 "몸 조심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또 이 대표는 "(최 대행을) 지금 이 순간부터 경찰이든 국민이든 누구나 직무유기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최 대행을 상대로 계속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압박해왔다. 최 대행이 이를 수용하지 않은 것이 직무유기라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민주당은 마은혁 후보자가 헌재에 합류하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은 민주당의 기대보다 늦어지고 있는 반면,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2심 선고일자는 오는 26일로 점점 다가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표의 논란 발언에 대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권한대행을 상대로 협박을 가했으니 이 대표는 내란선동죄의 현행범"이라고 규정했다. 권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대표가 최 권한대행에게 대놓고 막말 협박을 가했는데, 거대 야당 대표의 입에서 나온 발언인지 아니면 IS(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 테러 집회의 말인지 착각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표 발언은 명백히 지지자들에게 테러를 부추기는 불법 선동"이라며 "이 대표는 도대체 뭐가 그렇게 불안해 막말을 하는 것이냐.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인지 아니면 본인 재판 때문인지 솔직히 터놓고 얘기하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신동욱 수석대변인 논평에서도 "이제는 대통령 권한대행한테까지 본인들 말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정잡배나 할 법한 겁박을 일삼는 충격적인 망언을 내뱉었다"며 "공당의 대표가 행정부 수장을 탄핵으로 겁박하고, 몸조심하라며 협박하는 도를 넘는 폭주는 국민적 분노와 갈등만 야기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잠룡들도 일제히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깡패들이 쓰는 말"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를 '조폭식 협박'이라며 "본인 재판 선고 날짜가 다가오니, 가면을 벗고 섬뜩한 조폭의 정체를 감추지도 않는다. 이재명 특유의 폭력적 보복 광기"라고 혀를 내둘렀다. 원 전 장관은 "조폭식 협박, 김정은식 숙청이 몸에 밴 이재명은 대한민국에 현존하는 '최대 위험'"이라고 우려했다.


야권에서도 민주당 비명계 탈당파를 주축으로 구성된 새미래민주당에서 비판이 나왔다. 전병헌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대표의 말은 많이 낯익은 장면의 익숙한 대사다. 조폭 영화나 야쿠자 영화에서 두목과 졸개들이 정장 차림으로 일렬로 둘러앉아 경고할 때"라며 "더욱이 자신이 살해위협을 받고 있어 신변보호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대사를 던지는 것을 보면 확실히 정상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 잇단 비판이 터져나오자, 민주당은 "헌법 수호 의지를 보여달라는 의미"라는 해명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최 대행이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는 기존의 주장을 꺾지는 않았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발언이 강성 지지층을 선동한다는 비판이 나온다는 질문에 "헌법재판소에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미임명과 관련) 위헌 판정이 났는데 (최 대행이) 승복을 안하는 것은 말이 안되지 않느냐. 최 대행도 헌법수호 의지를 보여달라는 얘기"라며 이 대표를 두둔했다.


뿐만 아니라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권성동 원내대표를 겨냥해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무시하는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헌법 수호를 촉구한 것이 어떻게 내란 선동이고 협박이란 말이냐"라고 따져물었다.


그는 "최 대행은 대놓고 국회의 권한을 침범하고 헌재 결정에마저 불복하고 있는 명백한 현행범"이라며 "최 대행의 헌재 결정 불복은 노골적인 직무유기이다. 권한대행은커녕 공직자로서 최소한의 본분도 내팽개친 행동"이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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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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