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출범해 반세기 동안 석유 수출 견인
53년간 정제 원유량 줄 세우면 지구 155바퀴
코로나19 위기 속 체질 개선으로 위기 돌파
올해 창립 53주년을 맞는 GS칼텍스가 혁신 에너지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반세기 동안 수출 확대로 석유 산업을 견인한 데 이어 100년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미래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19일 창립기념에 별도 기념 행사를 치르지 않고 조용히 보내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생활속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경영환경이 불확실한 가운데 위기 극복 차원에서의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전달했다. 허세홍 사장은 임직원들에 "지난 53년간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수많은 위기 극복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며 "위기를 선제적으로 대비한다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동력의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GS칼텍스는 1967년 설립된 국내 첫 민간 정유회사다. 창립 초 6만 배럴에 불과했던 일일 정제능력은 지난해 80만 배럴로 12배 확대됐다. 단일 정유공장으로는 세계 4위 규모다. 지난해까지 여수공장서 정제한 원유만 89억 배럴로, 드럼통( 200ℓ 기준)에 넣고 한 줄로 세우면 지구둘레 155바퀴 돌 수 있는 규모다.
창립 초 12억원에 불과했던 매출 또한 지난해 말 기준 2만7717배 증가한 33조2615억원을 나타냈다. 이 중 71%는 수출이 차지한다. 2000년대 초 20%대에 그쳤던 수출 기여도는 2006년 50%, 2016년 71%로 확대됐다.
GS칼텍스는 1981년 2차 석유파동 당시 원유를 구하지 못해 공장 가동에 비상이 내려졌던 상황에서 업계 최초로 임가공 수출에 나서면서 사업 확장의 길을 열었다. 당시 구평회 사장은 외부에서 원유를 받아 정제를 해주고 그에 따른 수수료를 받으며 위기를 헤쳐나갔다.
올해 정유업계는 2차 석유파동에 이은 역대급 경영 위기에 처해있다. 주요 산유국 간 증산 경쟁에 코로나19로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GS칼텍스를 포함한 정유4사는 1분기에만 4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냈다.
34년 만에 찾아온 위기에 GS칼텍스는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미래 혁신 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올레핀(MFC) 생산시설 프로젝트를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GS칼텍스는 지난해 2월부터 전남 여수 제2공장에 2조7000억원 대의 자금을 투입해 올레핀 생산 시설 건설에 나선 바 있다. 2017년 한 해 벌어들인 영업이익 2조16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GS칼텍스는 최근 프로필렌을 분리할 수 있는 증류탑을 세웠고, 공장이 완공되는 내년부터는 연간 에틸렌 70만t, 폴리에틸렌 50만t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에틸렌은 석유화학 산업의 쌀로 불리는 석유화학 제품의 중요 요소다. 석유화학 회사들은 원유 정제 과정서 추출되는 나프타를 원료로 에틸렌을 생산하고 이를 통해 플라스틱이나 고무 등에 들어가는 화학 원료를 만든다.
정유회사인 GS칼텍스는 에틸렌 생산 시 액화석유가스(LPG) 등 다양한 유분을 원류로 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원가 절감 경쟁력이 기대된다. 이를 통해 기대되는 연간 영업이익은 약 4000억원이다.
이와함께 미래 성장 동력 차원서 전기자동차와 수소자동차 등 모빌리티 신사업에도 지속 투자할 계획이다.
앞서 GS칼텍스는 지난해 5월 서울 시내 7개 주유소에서 100kw급 전기차 급속 충전 사업을 시작했고, 10월에는 현대자동차와 공동으로 수소충전소를 착공한 바 있다.
서울 강동구 소재 주유소와 LPG 충전소 옆 부지에 100kw급 전기차 급속 충전기를 설치해 올해 안에 휘발유, 경유, LPG, 전기, 수소에 이르는 모든 연료 공급이 가능하게끔 토탈 에너지 스테이션(Total Energy Station)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전사적으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도 박차를가하고 있다. GS칼텍스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운영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인텔리전트 플랜트’ 구축을 목표로 ‘2030 통합관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통합관제센터는 생산본부 내 30만 개 이상 설비에 연결된 공정의 설비 상황을 실시간으로 통합 모니터링한다. 이를 통해 원유 입고부터 제품 출하까지 각 단계에서 손실을 최소화하고 최적의 생산을 관리해 나갈 수 있다.
GS칼텍스는 생산뿐 아니라 고객서비스 측면에서도 디지털화하고 있다. 주유소를 방문하면 인공지능(AI)이 차량 데이터를통해 이상 유무를 진단하고 수리를 추천하는 ‘인공지능 디지털 사이니지’ 등의 서비스를 올 하반기까지 서울 신사동 지역에 구축할 예정이다.
이밖에 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에도 속력을 내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달 여수 공장 생산시설에 쓰이는 연료를 액화천연가스(LNG)로 전환하는 등의 에너지 효율화 작업에 나선 바 있다. 연료 대체로 기존 저유황 중유 사용 시설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를 19%가량 줄여 온실가스 배출 규제에 대응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역량 강화에도 앞장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