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백' 주인공 정인 역 맡아 극 이끌어
스크린 첫 주연인데도 안정적 연기력
배우 신혜선은 단역부터 한 단계, 한 단계 올라온 배우다. 2012년 KBS 드라마 '학교 2013' 속 단역으로 데뷔한 그는 2015년 '오 나의 귀신님', '그녀는 예뻤다'를 지나며 연기력을 다져 왔다.
대중적으로 알린 작품은 2016년 방송한 '아이가 다섯'이다. 성훈과 진짜 사귀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알콩달콩 케미를 뽐내 사랑받았다. 이후 푸른 바다의 전설'(2016), '하루'(2017)를 거쳤고 '비밀의 숲'(2017)을 통해 또 한 번 도약했다. 초임 검사 영은수 역을 맡아 똑부러지는 연기를 선보였다. 차기작인 '황금빛 내 인생'으로 신혜선은 주연을 맡아 연기 인생 황금빛을 맞이한다. 신인급인 그가 40%대가 넘는 국민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끝내면서 신혜선을 보는 눈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러브콜은 이어졌다.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2018), '사의 찬미'(2018), '단, 하나의 사랑'(2019)를 연이어 성공시키며 안방 흥행 퀸으로 우뚝 섰다. 이젠 스크린이다.
안방에서 활짝 핀 신혜선은 영화 '결백'(감독 박상현·6월 10일 개봉)으로 스크린 첫 주연을 맡았다. 영화는 기억을 잃은 채 살인 용의자가 된 엄마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 딸의 이야기를 그린 추적극이다. 신혜선은 주인공은 정인 역을 맡아 극 전반을 책임진다.
여성 서사와 추적극이 만난 영화는 다소 심심하게 흘러간다. 심장을 쫄깃하게 하는 한 방이 없는 틈은 신혜선이 메운다. 사건을 해결하는 역을 맡아 관객들이 극에 몰입하게끔 이야기를 당차게 끌고 나간다.
'비밀의 숲'에서 초임 검사 역을 맡았던 신혜선은 이번 작품에서 대형 로펌 엘리트 변호사를 맡았다. '딕션'(발음)이 좋기로 유명한 만큼 법정신에서도 어려운 법정 용어를 귀에 쏙쏙 박히게 전달한다.
'딕션 요정'으로 불리는 신혜선은 "칭찬해 주셔서 기분은 좋은데 좀 오글거리는 수식어"라고 쑥스러워한 뒤 "배우가 발음이 좋다는 게 칭찬할 일인가 싶다. 대사를 잘 외우면 내가 하고 싶은 말에 확신이 생긴다"고 겸손하게 얘기했다.
사건을 추적하는 장면에서도 특유의 뚝심을 발휘한다. 정인이 거대세력에 맞서 증거를 찾고 고군분투하는 장면에서는 존재감이 빛난다. 어떤 인물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당당함을 매끄럽게 표현했다.
극 중반 추인회(허준호 분) 세력에게 얻어 맞고 검사에게 "두고 보세요. 내가 결백을 증명할게"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도 깔끔한 대사 처리로 관객을 휘어잡는다.
이 장면에 대해 신혜선은 "출연자들의 합이 잘 맞아서 '진퇴양난' 같은 느낌이 잘 들었다"며 "정인이가 극 중에서 가장 많이 화가 났던 장면이라서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엄마 화자(배종옥 분)와의 감정신에서는 엄마를 미워하면서도 안타까워하는 복합적인 감정을 준수하게 연기했고, 엄마의 무죄 선고를 이끌어내는 장면에서는 흔들리는 표정 하나만으로 주인공의 심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다채로운 감정 연기를 선보인 그는 "인물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알아차리기 힘들었다"며 "감독님, 배우들의 도움을 얻고 연기했다. 구체적인 장면을 언급하며 칭찬해주실 때 기분이 좋다"고 미소 지었다.
신혜선은 8년 차에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그는 "캐릭터를 만나서 이해하는 과정을 거쳐, 인물의 감정이 느껴질 때 기쁘다"며 "인물의 감정을 대변하는 '화자'가 돼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순간이 재밌다. 앞으로 조금 더 특색 있는 캐릭터와 작품에 도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