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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넥타이' 맨 문 대통령…"남북 간 자주적 사업 있다"


입력 2020.06.15 21:42 수정 2020.06.15 21:42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6·15 20주년 영상축사…"대화의 창 닫지 말아야"

기존 계획보다 축소 진행된 6·15 20주년 기념식

남북관계 경색‧코로나19 여파 고려한 듯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 축사를 영상을 통해 전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15일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는 아직 남과 북의 의지만으로 마음껏 달려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도 "남과 북이 자주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 영상축사에서 "반목과 오해가 평화와 공존을 위한 노력을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며 "(북한에) 대화의 창을 닫지 말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앞서 신년사‧취임 3주년 특별연설 등을 통해 코로나19‧아프리카돼지열병 관련 남북 방역 협력 의사를 거듭 밝혀온 만큼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일부 탈북자 단체 등의 대북전단과 우리 정부를 비난하고 소통창구를 닫자, 국민들은 남북 간 대결 국면으로 되돌아갈까 걱정하고 있다"며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데 대해 "안타깝고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선언에서 남북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전단살포 등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하기로 했다"며 "평화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준수해야 하는 합의다. 국민도 마음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영상메시지 속에서 착용하고 있는 넥타이가 6·15 선언문 서명식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실제로 맸던 넥타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2000년 6월 13일 2박 3일 일정으로 방북해 첫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마지막 날 6·15선언문을 발표한 바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2000년 방북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손을 맞잡고 들어올린 모습(자료사진).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가혹한 이념 공세를 이기고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김대중 대통령의 용기와 지혜를 생각한다"며 "2017년 전쟁의 먹구름이 짙어가는 상황에서 남북 지도자가 마주 앉은 것도 6·15 정신을 이으려는 의지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평화는 하루아침에 오지 않고 누가 대신 가져다주지도 않는다"며 남북이 연대하고 협력하는 시대를 반드시 열겠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남북의 신뢰이다. 끊임없는 대화로 신뢰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은 통일부‧서울시‧경기도‧김대중 평화센터가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공동 주최했으며 김연철 통일부 장관, 서호 통일부 차관,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 주요 참석인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밖에도 남북 경협 관계자와 이산가족 등 150여 명이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20주년임에도 북한의 대남 강경 기조와 코로나19 여파로 기존 계획보다 축소 진행됐다. 최근 북한이 남쪽에 대한 무력 도발 가능성까지 시사한 만큼 엄중한 남북관계 상황을 고려했다는 평가다.


통일장관 "남북관계, 과거와 미래 갈림길에 놓여"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기념식 축사에서 "남북이 함께 기쁜 마음으로 6.15 선언 20주년을 기념하지 못한 지금의 상황이 무척 아쉽다"며 "다시 남북관계는 과거와 미래 사이 갈림길에 놓이게 되었다.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6.15선언은 지난 20년 동안 남북관계가 많은 난관 속에서도 꾸준히 진전할 수 있었던 기본 토대이자 원동력이었다"며 "2007년 10.4 선언과 2018년 판문점선언, 평양공동선언 모두 6.15 선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부는 6.15 선언을 비롯한 남북 정상 간 합의들을 소중하게 여기며, 성실히 이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기념식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정부는 6.15 선언의 정신을 변함없이 계승하겠다"며 △한반도 평화 △남북 공동번영 △분단 극복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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