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가 수도권 지역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강화된 방역 조치 속에서도 연극 '아카시아와, 아카시아를 삼키는 것'을 전면 취소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대처하기로 했다.
'아카시아와, 아카시아를 삼키는 것'은 올해 첫 번째 시즌 프로그램으로 오는 24일부터 7 월 5일까지 공연될 예정이었지만, 지난 12일 발표된 정부의 다중이용시설 제한 조치 연장으로 인해 공연의 정상화가 어려워졌다.
하지만 창작자에게는 일상인 공연이 무기한 멈춰있을 수는 없는 만큼, 공공극장으로서 방역지침을 지키면서도 언제든 관객을 만날 수 있도록 예정된 공연 기간 상시 준비하고 진행 상황을 관객과 공유하기로 했다.
'아카시아와, 아카시아를 삼키는 것'은 1980 년부터 2020년까지 40여 년의 한국 현대사를 작품 속 인물들에 담아낸 작품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1980), 성수대교 붕괴(1994), 삼풍백화점 붕괴(1995) 등 우리 사회의 비극뿐 아니라 테러, 사이비 종교 등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사회적 사건의 피해자와 주변인들이 이를 어떻게 마주하고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가에 주목한다.
작품은 현대사의 여러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하나의 사건 속에 인물을 세워 놓지 않고 인물들의 말과 숨을 통해 그들의 기억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극을 진행한다. 개별적으로 존재하던 인물들의 파편화된 기억들은 재조립과 해체를 반복하다 마침내 광장에서 모여 오늘 우리의 이야기가 된다.
지난 1월 남산예술센터 시즌 프로그램 기자 간담회에서 김지나 연출가는 "작품과 관객을 어떻게 만나게 할 것인가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남산예술센터의 원형무대를 감싸듯 배치된 무대 장치는 인물과 관객이 마치 광장에 공존하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아카시아와, 아카시아를 삼키는 것'은 공연 기간 중앙방역대책본부 발표에 따라 확진자 수가 한 자리일 경우 당일 공연을 정상적으로 진행한다. 공연이 진행될 경우 오전 11시부터 남산예술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당일 공연 티켓 예매와 관람이 가능하다.
예정된 공연 기간의 마지막 날인 7월 5일까지 공연이 이루어지지 못하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한 비대면 공연을 진행한다. 또한 공연 기간 관객과 만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극장은 멈춰있지 않고, 연극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온라인 콘텐츠 '스탠드 바이 (Stand by), 온 스테이지(On stage)'를 통해 관객과 소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