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원장 모두 포기 배수진 통합 주호영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선출 철회 안 하면
원구성 협상 재개는 없다는 입장
與, 상임위원장 독식은 정치적 부담 커 '고민'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8개 상임위원장 모두 포기'라는 초강수를 두자, 더불어민주당은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민주당은 이번 주에 원 구성을 완료하고 다음 주에 3차 추경(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통합당을 압박하고 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이 지난달 27일 당선인 워크숍에서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상임위원장 독식론'을 언급한 적이 있었지만, 실현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에서다. 민주당이 통합당과 원 구성 협상 없이 18개 상임위원장직을 모두 가져가면, 향후 짊어지게 될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강훈식 수석대변인도 22일 당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상임위원장 독식은 회사) 부장님이 '니가 부장해라'고 했을 때 '그럴게요'라고 답변하는 거랑 비슷한 것 아니냐. (주 원내대표가) 진심으로 (상임위원장 18개를) 다 가져가라고 하면 나라의 미래를 무겁게 고민해야 한다"며 당혹감을 표하기도 했다.
현재 주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등 6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한 것에 반발해 사의를 표하고 지방 사찰을 돌며 칩거하고 있다. 이르면 오는 23일 주 원내대표가 국회에 복귀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주 원내대표는 22일 아직 복귀 시점을 정하지 않았다고 밝혀 정확한 복귀 시점은 미정이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복귀한다고 하더라도,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선출 철회 등 대승적 양보를 하지 않는 한 여야의 원 구성 협상 재개는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의석수 비율에 맞춰 '11(민주당)대 7(통합당)'로 나눈 잠정 합의안을 기준으로 협상 재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3차 추경안 처리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통합당의 국회 등원을 거듭 압박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주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상임위 구성을 끝내고 다음 주에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처리해야 한다"며 "협상이나 양보할 일이 아니라는 점을 통합당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국민의 인내에는 한계가 있다. 통합당은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말고 정상적 국회 활동을 통해 입장을 대변해 나가갈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산적한 국회 현안을 두고 국회 정상화를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당장 오늘부터라도 3차 추경안 심사, 남북 비상 상황 대응을 위한 국회 정상화에 협조해줄 것을 통합당에 촉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