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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회동 1주년…의문 남은 문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


입력 2020.06.30 11:47 수정 2020.06.30 12:54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북미관계서 '주변자'로 전락했다는 지적 대체적

"文, 근본적 문제 해결 보단 협상 촉진에만 중점"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난 남·북·미 정상.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동상이몽'


2019년 6월 30일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에 대한 대체적인 평가다. 판문점 회동이 30일로써 1주년을 맞았지만,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관계까지 교착 상태 해소 가능성은 당분간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주목받는 건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이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문제 해결에 대한 주도적인 역할을 강조해왔지만, 판문점 회동 이후는 물론, 집권 3년 간 그 역할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에서의 3국 정상 회동 당시에는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 정상이 처음으로 마주앉았다는 점에서 사그라들던 북한 비핵화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이는 같은해 10월 스톡홀름 북미 실무회담으로 이어지면서 그 전망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실무회담도 빈손으로 종료됐고, 북미관계의 교착 상태는 다시 시작됐다.


문 대통령 앞에 놓인 상황도 잿빛이다. 대북전단 살포 문제를 계기로 문 대통령에 원색적인 비난과 한국에 무력 도발 등을 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을 축소시키는 '볼턴 회고록' 파문까지 일어났다. 문 대통령이 북미관계에서 제한된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회고록에서 판문점 회동에 대해 미국 측은 문 대통령의 참석을 북측이 원하지 않는 이유로 세 차례나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회동 참석을 지속해서 요구했고, 결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용했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왜곡된 내용'이라고 반박했지만, 전문가들은 판문점 회동이 '동상이몽'이었다는 걸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이날 통화에서 "비핵화 문제에 대한 북한의 위장된 행동, 트럼프 행정부의 국내 정치적 목적에 따른 진정성 결여 등으로 한반도 비핵화 협상은 진전되기 어려웠던 게 현실"이라며 "문 대통령 역시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보다는 어떡해서든 대화만 이어가려고 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러다 보니 한국이 운전자 역할을 하기보다는 북미 협상에 있어서 '주변자'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신 센터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판문점 회동 목적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실제로 만났다는 것과 북한 땅을 밟았다는 의미를 부각하려 했던 것이어서 양보된 대화, 접점을 찾는 의지가 없었고, 김 위원장은 비핵화 의지가 애초부터 없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협상을 촉진하는 것에만 중점을 두다보니 역할의 한계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도 "문 대통령은 지난 3년 간 한반도 문제에 대해 단 한 번도 기조를 바꾸거나 플랜B를 세우지 않았다"며 "문 대통령은 항상 남북관계는 일관되게 잘 되고 있고, 김 위원장은 협조적이고 곧 평화가 올 거라고 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진전된 것이 하나도 없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은 정상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변수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는데 문 대통령과 정부는 대북 문제에 자기들 방식으로 올인해왔다"면서 "이 때문에 김 위원장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행태, 볼턴 회고록 사태로 나타난 남북미 삼각관계의 불안감은 사실로 드러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평론가는 "이제 문 대통령에게는 플랜B가 있어야 한다"며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가 강한데 북미관계가 악화됐을 때 미국을 설득해야지, 미국 상관없이 남북 단독으로 경제협력하겠다는 지금과 같은 기조가 지속된다면 파국이다"라고 우려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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