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부터 점차적 실적개선 전망...포스코 이달 8거래일 상승
2분기 실적바닥 예고...“가격인상·하반기 중국 수요회복 긍정적”
국내 철강업계가 진통을 겪고 있지만 올해 3분기 이후 업황 개선 전망이 속속 나오면서 관련주 반등 가능성이 주목된다. 이달 말 실적발표를 앞둔 철강업계는 2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만 단기 주가 상승 모멘텀은 부재한 가운데 이후 실적 개선과 중국발 실물 경기 회복 등을 염두에 둬야한다는 의견도 잇따른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포스코는 전장 대비 1.08% 상승한 18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제철은 7.95% 급등한 2만2400원을 기록했다. 포스코는 이달 들어 3거래일을 제외한 8거래일 주가가 올랐고 현대제철도 6거래일 상승 마감했다.
이외 동국제강(4.90%), 세아베스틸(3.88%), 고려제강(1.60%), 포스코강판(1.95%), 조선선재(0.45%), 대창솔루션(2.29%)도 일제히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들 종목은 대창솔루션을 제외하고 이달 들어 모두 주가가 올랐고 많게는 10%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최근 우선주 급등 현상으로 이달만 73.7% 오른 삼성중공우는 이날 하락(-2.86%) 반전했다.
다만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은 장기적인 주가 조정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여파까지 겹쳐 올해 들어선 주가가 각각 21%, 27.9% 빠졌다. 주가가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포스코의 시가총액 순위는 지난해 말 10위에서 이날 17위까지 밀려난 상태다. 최근에는 SK바이오팜에도 순위를 내주기도 하는 등 극심한 저평가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역대급 실적 부진도 예고됐다. 오는 21일 포스코를 시작으로 현대제철 등 주요 업체들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이미 증권가 실적 전망에는 어둠이 내려앉았다.
포스코의 경우 20년 만에 처음 분기 적자를 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14일 기준 증권사들이 예상한 포스코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78.4% 줄어든 2232억원이다. 별도기준으로는 분기 사상 처음으로 300억원대 영업손실을 볼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현대제철도 지난해 4분기,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3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2분기에도 200억원대 영업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올해 철광업계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자동차산업을 중심으로 수요 부진이 극심해졌다. 철강 가격은 하락했지만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은 강세를 나타내 수익성도 악화했다. 증권가는 철강산업이 2분기에 실적 바닥을 찍고 3분기 이후 개선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그 속도는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포스코와 현대제철 모두 2분기를 바닥으로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매출은 점진적인 증대를 보일 전망”이라며 “다만 높은 수준의 원자재 가격을 수요 업체들에 충분히 전가하지 못하는 환경이어서 수익성 개선은 더디게 나타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철강사들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원재료 인상분을 철강 가격에 반영하는 것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동차, 조선 등 주요 수요처와 가격 인상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문제는 이들 기업도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어 가격 인상이 쉽지 않다는 부분이다. 포스코는 지난달에는 유통향가격을, 7월부터는 실수요가격에 대한 인상을 시도 중이고 기타 제품들도 인상을 추진 중이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다행인 것은 중국의 부동산 및 인프라 중심의 철강수요 회복으로 유통가격이 5월부터 반등에 성공했고 이달 초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인 1월말 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회복했다는 점”이라며 “이는 원재료가격 상승과 더불어 포스코의 가격 인상을 뒷받침 해주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며 성공 가능성을 높여줄 전망”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3분기 업황 회복에 무게를 실고 있다. 지난 10일 광양제철소 3고로 개수를 마치고 5개월 만에 재가동에 돌입한 것도 이러한 사측의 전망에서 비롯됐다. 이에 따라 여름 비수기 이후 중국발 실물 경기 회복을 확인하면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비중확대를 권고하는 의견도 있다. 김홍균 연구원은 “중국이 인프라 투자 등으로 철강 시장이 견조한 모습을 보일 경우 인접한 한국 철강사들도 경쟁구도 완화 등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판단했다.
자사주 매입 이슈와 함께 현 상황을 반영 중인 밸류에이션 매력도 여전하다는 평가다. 포스코는 지난 4월 1조원대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 체결을 공시했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과 더불어 과거 평균 수준을 하회하는 주가순자산비율(P/B)이 현 시점의 투자 포인트”라며 “포스코와 현대제철 모두 추가 하락보다는 각국의 경기 부양책 등 업사이드 리스크 가능성을 더 열어놔야 하는 주가 수준”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