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방송부터 호평일색인 MBC '십시일반'이 끝까지 ‘웰메이드 드라마’란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지난 22일 첫 방송한 새 수목 드라마 MBC '십시일반'은 유명 화 유인호(남문철 분) 수백억대 재산을 둘러싼 사람들의 치열한 두뇌싸움을 그린 이야기다.
‘십시일반’은 유인호가 1년 전 시한부 판정을 받고 자신의 생일에 가족들을 불러들여 유언장을 공개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남인호가 불러 저택에 머무는 사람은 총 9명으로 지혜(오나라 분)와 불륜을 저질러 낳은 딸 빛나(김혜준 분)를 비롯해 17년 전 이혼했지만 지금 다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전 부인 설영(김정영 분), 화가의 전과 5범인 이부 동생 독고철(한수현 분), 철없는 독고철 때문에 어려서부터 유인호가 키운 독고철의 딸 독고선(김시은 분), 유인호의 불같은 성격을 다 받아내고 있는 친구이자 매니저 정욱(이윤희 분), 화가가 가장 아끼는 친 동생의 죽은 아들 해준(최규진 분), 그리고 20년 전부터 저택의 모든 일을 관리하고 있는 가정부 박여사(남미정 분)이 등장한다.
다들 유인호를 누구보다 위하는 척 하지만 딸 빛나를 제외하고는 수백억 자산에 각자의 방식으로 관심을 보인다. 하지만 생일파티 다음 날, 유인호는 자신의 침대에서 죽은 채로 딸 빛나에게 발견되면서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등장인물마다 유인호와 갈등을 빚고 있지만 유산을 위해 발톱을 숨기고 있는 상황으로, 십시일반'은 유산을 둘러싼 두뇌싸움에 범인찾기까지 더해져 쫄깃해졌다.
또 김지혜에게 유언장이 담긴 비밀금고 열쇠를 보내 함정에 빠뜨린 인물까지 극중 빛나와 함께 시청자의 추리도 시작됐다. 시청자들은 벌써부터 실시간으로 제각각 범인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십시일반'은 베일을 벗기 전, 저택이란 한정된 공간과 수백억의 자산가, 그리고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돈을 노리는 가족들이란 설정이 지난해 개봉한 영화 '나이브스 아웃'(Knives Out)을 떠올리게 만들어 영화 내용을 베꼈다는 베꼈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1회까지만 해도 '나이브스 아웃'과 비슷한 뼈대를 가지고 가는 듯 했으나, 암 말기였던 유인호가 완치가 됐다는 진단서를 빛나가 발견하는 2회 반전엔딩이 '나이브스 아웃'의 그림자를 지워버렸다.
진창규 PD는 22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나이브스 아웃'과 차별점에 "미스터리에 드라마를 섞으려고 했다. 캐릭터의 상처나 비밀들이 깊은 드라마를 만들어 낼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전 PD의 말처럼 회차마다 각 등장인물들의 의혹과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8부작으로 구성된 만큼 '십시일반'은 속도감 있게 2회까지 풀어냈다. 오나라, 김정영, 한수현 등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과 위트 있는 대사와 절묘하게 긴장감을 불어넣는 상황 연출까지 또 하나의 웰메이드 작품의 탄생을 알린 상황이다.
첫 출발이 좋은 만큼 '십시일반'이 경계해야 하는 지점도 있다. 지금까지 장점으로 꼽은 8부작, 한정된 공간, 캐릭터들의 비밀들이 남은 6편에서 촘촘히 맞물려야 한다. 지금까지 웰메이드로 호평 받던 드라마들이 종영을 앞두고 무리한 전개와 개연성 부재로 아쉬움을 남긴 사례들이 적지 않았다.
8부작인 만큼 곳곳에 배치한 떡밥들을 시청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빠르게 회수해야 하는 것도 과제다. 또 개성 강한 캐릭터의 비밀이 밝혀졌을 때 놀라움과 동시에 설득력도 가져가야 한다.
'결말까지 완벽하고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까울 작품을 만들겠다'는 오나라의 각오가 종영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추후 평가받을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