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로부부'가 '부부의 세계'를 제대로 파고들었다. 지금까지 없던 19금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포부처럼, 화끈하고 농익은 토크, 현실적인 조언으로 지난 27일 첫 방송을 마쳤다.
채널A, 스카이 채널이 공동제작한 '애로부부'는 MC 최화정, 홍진경, 양재진, 이상아, 이용진이 함께 부부의 애로사항을 듣고 함께 고민하는 프로그램이다.
'애로부부'가 내놓은 첫 코너는 시청자의 고민을 재연드라마로 꾸미며 MC들이 함께 각자의 입장에서 공감과 해결책을 내놓는 형식이다. 이 부분은 연애의 고민을 부부의 문제로 옮겨놓은 것을 제외하고 KBS JOY '연애의 참견'과 비슷한 포맷이다. 하지만 토크는 '연애의 참견'보다 더 수위가 높고 다양했다. 결혼을 한 홍진경과 이용진, 미혼인 최화정, 세 번의 결혼과 이혼 경험이 있는 이상아, 정신과 전문의 양재진이 각자의 입장에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서로 다른 조언을 건넨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첫 방송에서 단연 눈에 띈 존재는 이상아다. 다른 MC들 모두 이혼을 권유하는 모습을 보이자, "가정은 소중한거다", "내가 해보니 다 그 놈이 그놈이더라", "살아가면서 바람보다 더 큰 일을 겪을 수도 있다", "바람보다 경제적인 면에 나는 더 힘들었다"고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꺼냈다.
이 부분에서 양재진 원장과 매번 대립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상아가 감정에 충실했다면, 양 원장은 "바람은 습관", "이혼은 행복하려고 하는게 아닌, 덜 불행하려고 하는 것" 등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조언을 내놨다. 앞으로도 '애로부부'를 시청함에 있어 이상아와 양재진 원장의 부딪치는 의견이 MC들과 시청자 토크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코너인 속터뷰에서는 수위 때문에 쉽게 말하지 못했던 고민을 가감없이 풀어냈다. 많은 나이로 하루라도 빨리 출산을 하고 싶은 아내 여윤정과 다이어트와 임신으로 인한 부담을 가지고 있는 남편 홍가람이 출연해 고충을 토로했다.
이 과정에서 실제 부부이기에 나올 수 있는 생각들과 솔직한 발언이 전파를 탔다. 하지만 이 표현들은 과하기보단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는 공감과 웃음 포인트가 됐다.
'애로부부'는 아무에게나 쉽게 터놓을 수 없었던 부부 문제를 방송을 통해 물꼬를 터준 역할을 했다. 시청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벌써 '애로부부'를 화두로 놓고 공감, 대립을 하고 있다.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앞에서 함께 나누고 싶다"는 제작진의 기획이 맞아떨어진 부분이다.
반면 남사스럽다는 반응도 있었으나 '애로부부'가 처음부터 의도한 부분으로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아 보인다.
양재진 원장은 "19금 프로그램의 선구자가 될 것"이라고 방송의 미래를 점쳤지만, 첫 방송과 같은 수준을 유지할지는 좀 더 지켜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