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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또 개점휴업”…코로나 재확산에 가요계, ‘버티기’ 돌입


입력 2020.08.21 10:49 수정 2020.08.21 10:55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쇼플레이

‘미스터트롯’ 콘서트가 수차례의 연기 끝에 개막하고, 투어 일정을 미뤘던 그룹 방탄소년단이 콘서트 날짜를 확정하면서 가요계의 오프라인 콘서트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수도권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가요계는 다시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최근 연속적으로 일일 확진자 수가 100명이 넘는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지난 15일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에서 2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19일 0시를 기해 서울, 경기 및 인천을 대상으로 보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방안 시행을 발표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모든 집합, 모임, 행사가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클럽, 노래연습장, 뷔페, PC방 등 12종의 고위험시설과 실내 국공립시설의 운영도 중단된다.


이에 당장 8월 예정됐던 오프라인 콘서트가 잇따라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21일부터 23일까지 진행 예정이던 ‘미스터트롯’ 콘서트 3주차 공연은 무기한 연기됐다. 앞서 4차례 연기 끝에 지난 7일 개막한 ‘미스터트롯 콘서트’는 강화된 방역 대책을 세우고 방역비용에만 10억원을 투자하며 관객들을 만나왔지만, 불가피하게 긴급 연기를 결정했다.


밴드 소란도 22일과 23일 양일간 진행할 계획이었던 여름 콘서트 ‘아이스’(ICE)를 잠정 연기했다. 소속사 해피로봇레코드는 “정부에서 고지한 공연장 방역 권장사항에 준하여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었다. 8월 16일 00시부터 ‘서울·경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되고, 국무총리가 발표한 강화된 방역 대책에 있어서도 그 기준에 맞추어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면서도 “사회적인 분위기와 여러 우려점, 무엇보다 관객, 아티스트, 스태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정”이라고 잠정연기 이유를 밝혔다.


이밖에도 9월과 10월에 예정된 공연들도 일정 변경을 두고 실시간으로 상황을 체크하며 논의하고 있다. ‘썸데이페스티벌 2020’, ‘팬텀싱어3’ 콘서트, 방탄소년단 콘서트, 양준일 콘서트,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20’ 등도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보며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다수 공연의 관계자들은 “아직 기간이 남아 있는 만큼, 상황이 좋아질 거라는 기대로 공연 취소나 연기를 즉각적으로 결정하고 있진 않다”면서 “정부 지침에 따라 방역 대책을 세우고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오프라인 콘서트가 또 한 번 중단·연기 상태를 맞으면서 다수의 영세 기획사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를 맞았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가요 기획사의 경우는 폐업신고를 하지 않고 최대한 버티고 있다. 사실상 폐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개점휴업 상태로 이름만 남겨놓는 경우가 다수”라고 말했다.


더구나 “지금은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을 받는 곳들이 대부분인데, 1년에 최대 6개월(180일)까지 지원이 되기 때문에 기존 2~3월에 신청했던 회사의 경우 8월이면 지원이 끊기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콘서트가 잇따라 취소되면서 9월에는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아야 하는 위기에 처할 영세 기획사들이 대거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말 아이돌그룹을 런칭시킨 몇몇 기획사들은 새로 투자를 받을 곳을 찾고 있지만, 녹녹치 않은 상황이다. 한 기획사의 경우에는 8월 말 투자를 받지 못할 경우 폐업 신고와 동시에 소속된 그룹을 해체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는 사실상 코로나19의 여파로 콘서트 시장은 올스탑됐던 터라 하반기에 이를 회복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앞서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는 지난 2월부터 7월 말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음악 산업계 총 피해금액을 발표했다. 집계자료에 따르면 홍대 인근 공연장의 콘서트는 총 162건이 취소돼 약 10억7600만원의 피해액이 발생했으며, 회원사의 공연은 89건이 취소, 약 138억700만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 전국단위로 확대하면 총 288건이 무산되면서 피해액은 약 1063억8300만원에 이르며 총 피해 추산 결과 539건의 공연이 취소됐고, 손해액은 약 1212억6600만원에 달한다.


일부 국내외의 거대한 팬덤을 거느리고 있는 아이돌 그룹의 경우는 오프라인 공연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중소기획사와 소규모 레이블 소속 가수들은 송출 수수료 등으로 인해 이조차도 여의지 못한 상황이다. 큰 피해를 감수하면서도 예정되어 있던 콘서트를 취소하는 것도 더 이상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바람에서 비롯된다. 한 레이블 관계자는 “정부의 지침을 지키면서 콘서트를 강행할 수 있지만, 혹여 발생한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콘서트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려는 의지가 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 상황에서는 최대한 버티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푸념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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