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경기 연속 홈런포로 로하스에 3개 차 접근
두 외국인 선수 경쟁 구도도 후반기 볼거리
LG 외국인 거포 로베르토 라모스가 완벽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홈런왕 경쟁도 다시 불이 붙었다.
라모스는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과의 원정경기서 8회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26호.
비록 팀은 곧바로 이어진 8회말 김하성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5-6 역전패하며 8연승이 좌절됐으나 라모스의 부활로 위안을 삼기 충분했다.
라모스의 시즌 초반은 강렬했다. 올 시즌 첫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은 라모스는 개막하자마자 엄청난 파워를 자랑하며 홈런을 양산해내기 시작했다. 비록 시즌 초반이었으나 페이스를 살펴볼 때 이승엽의 한 시즌 최다 홈런(56개)을 넘어 70개까지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주위의 지나친 기대가 독이 되고 말았다. 라모스는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 속에 타격감을 잃기 시작했고 결국 6월 홈런, 7월 6홈런으로 컨디션 조율에 실패하는 모습이었다.
라모스가 주춤한 사이, KT 외국인 타자 로하스가 괴물 모드로 기어를 바꿔 끼우며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시즌 내내 꾸준한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로하스는 현재 29홈런으로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에 자극받은 듯 라모스도 점점 살아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페이스가 엄청나다. 라모스는 최근 3경기 연속 홈런을 몰아치는 것은 물론 지난 13일 KIA전부터 7경기 5홈런의 괴력을 발산하고 있다.
라모스는 올 시즌 산술적으로 43개의 홈런이 가능하다. 드넓은 잠실 구장을 사용하고 있는 라모스가 40홈런 고지를 넘어선다면 이 역시 또 하나의 역사가 될 수 있다.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 40홈런을 넘어선 선수는 1998년 우즈(42개)와 2018년 김재환(44개)뿐이며 모두 LG가 아닌 두산 타자들이다.
로하스 추격도 관심사다. 이제 라모스는 로하스와의 홈런 격차를 3개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완벽히 부활한 지금의 타격 컨디션이라면 금세 따라잡는다는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이는 로하스 입장에서도 좋은 자극이 될 수 있다. 로하스 역시 올 시즌 역대급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는데 경쟁자가 있어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KBO리그서 전설로 남은 여러 기록들의 대부분은 라이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홈런의 대명사인 이승엽은 우즈에게 홈런왕을 빼앗기고 난 뒤 심기일전해 한층 더 발전할 수 있었고, 2003년 최다 홈런(56개) 신기록을 세울 때에는 심정수(53개)라는 경쟁자를 따돌리기 위해 많은 홈런을 뽑아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