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1일부터 3일까지 애도 기간, 창원 주중 경기는 연기
축구 리마 참사 300여명 사망, MLB에서는 관중 추락 사고
참사라는 표현이 부족하지 않다. 프로야구를 즐기기 위해 야구장을 찾았던 팬이 떨어진 구조물에 맞아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29일 창원NC파크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해 사망한 야구팬과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며 1일부터 3일까지 애도기간으로 정한다는 방침이다.
1일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며 KBO리그 및 퓨처스리그 전 경기를 진행하지 않고 사고가 발생한 창원NC파크에서 예정되었던 주중 3연전(SSG-NC)은 모두 연기될 예정이다. 더불어 잠실, 수원, 대전, 광주 경기는 2일부터 재개되며, 경기 시작 전 희생자를 위한 묵념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40년 넘는 역사를 지닌 KBO리그는 그동안 각종 사건 사고로 적지 않은 잡음을 냈다. 선수들의 음주운전, 폭력 사태, 승부조작, 도박, 병역기피, 성범죄, 심판의 금전요구 등이 스포츠를 넘어 사회면을 차지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관중이 사망하는 경우는 야구뿐 아니라 모든 스포츠 통틀어 처음 발생한 일이다.
해외 스포츠에서는 몇 번의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전 세계 스포츠 최악의 참사로 기억되는 1964년 페루 리마 참사(축구)는 경기 중 판정 논란으로 폭동이 발생했고 대규모 압사 사고가 나오며 328명 사망, 500명 이상 부상이라는 끔찍한 결과를 낳았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서는 안전 관리 실패로 1989년 힐스버러 참사(97명 사망, 766명 부상)가 나왔고 이후 모든 축구장에 좌석제가 도입됐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관중 사망사고가 발생했고, 그때마다 엄격한 관리 기준이 마련되고 있다. 2000년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는 20대 남성팬이 난간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각 구장의 난간 높이를 조정하기에 이른다.
2011년 텍사스 레인저스의 홈구장에서는 당시 외야수였던 조시 해밀턴이 던진 파울볼을 잡으려던 30대 소방관 섀넌 스톤이 6m 높이에서 추락, 콘크리트 바닥으로 떨어져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메이저리그는 다시 한 번 난간의 높이를 조정했고, 스톤의 어린 아들은 그해 가을에 열린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 시구자로 나와 해밀턴에게 공을 던졌다. 이후 텍사스 구단은 홈구장에 이들 부자의 동상을 세워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했다.
최근 사망 사고는 2018년 LA 다저 스타디움에서 벌어졌다. 파울볼에 맞은 70대 여성이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고 이후부터 그물 보호망을 연장하는 조치가 시행됐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관중 사망사고로 인해 창원시의 시설관리를 담당하는 창원시설공단, 구장을 사용하는 NC 다이노스 모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일각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관련자 책임을 명확하게 하는 것은 당연하고,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후속조치가 마련되는 게 중요하다.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황당한 참사가 벌어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