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항로 중심으로 가파른 운임 상승세
머스크 올해 실적 상향 조정…HMM도 '흑자' 이어갈 듯
최근 미주 항로를 중심으로 해운 운임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HMM 등 글로벌 선사들의 3분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여름철 성수기를 겨냥한 해운사들의 GRI(기본운임인상)으로 운임이 오르고 있고, 코로나 관련 제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물동량 역시 개선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다만 주요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 움직임을 보이는만큼 완전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해운 시장은 3분기 성수기 효과 및 물동량 증가로 운임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 최근 시황을 살펴보면 중국 상하이발 컨테이너 운임지수인 SCFI는 작년 평균 810.92에서 올해 1~8월 평균 949.46로 17.1% 올랐다.
특히 미주 항로를 중심으로 운임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모습이다. 미주 서안 FEU(40피트 길이의 컨테이너 크기)당 1~8월 월평균 운임은 2029.06달러로 전년 동기 보다 28.2% 상승했다.
미주 동안의 8월 누계 월평균 운임도 FEU당 전년 동기 보다 9.26% 오른 2960.84달러를 나타냈다. 최근 들어선 운임이 4000달러에 근접하는 등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 시장도 선박 공급과잉에도 불구,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8월 TEU(20피트 길이의 컨테이너 크기)당 월평균 운임은 861.97달러로 작년 평균 보다 11.13% 상승했다.
글로벌선사들은 코로나로 금융위기 수준의 물동량 감소가 예상되자 올해 초부터 선복량을 축소해왔다. 덴마크 해운 분석기관인 씨인텔리전스(Sea-Intelligence)는 올해 상반기 임시결항 규모는 400만TEU로 예년 평균인 120~150만TEU보다 3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선복량 축소로 상반기 운임이 반등했으며, 여기에 3분기 성수기 효과가 맞물리면서 시황이 가파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전과 달리 코로나 관련 제품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주춤했던 항만 처리량도 늘고 있다. 로이드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롱비치항만의 7월 처리량은 75만3081TEU로 전년 동기 대비 21.1% 급증했다. LA항, 오클랜드항 역시 증가세를 나타냈다.
운임 상승에 수요까지 뒷받침되자 글로벌 선사들은 3분기 실적을 상향조정했다.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머스크는 올해 EBITDA(법인세,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55억달러에서 60~70억달러로 올렸다. 3분기 글로벌 컨테이너 물량이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만큼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다.
실제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는 지난 5월 이후 5개의 노선이 새로 추가되면서 물동량이 3만5000TEU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씨인텔리전스는 3분기 아시아~미주서안 물동량이 전년 보다 13.1%, 아시아~미주동안은 16.1% 각각 증가할 것으로 봤다.
HMM 역시 2분기에 이어 3분기 흑자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HMM은 4월부터 이어진 초대형선 투입과 운임 상승 효과로 2분기 영업이익 1367억원을 기록, 21분기 만에 흑자전환했다.
대만 양밍도 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물량이 감소했음에도 불구, 높은 운임 효과로 적자폭이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 양밍의 적자규모는 2949만달러로 전년 동기 6200만달러 보다 크게 줄었다. 아울러 미주·유럽 노선 물량 증가 및 운임 강세로 3분기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업계는 다만 이같은 글로벌 선사들의 수익성 개선은 단기적인 이슈로, 해운 시장 규모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돼야만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는 진단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2020년 컨선 용선시장 현황 및 전망' 보고서를 통해 "북미항로 중심의 수요 회복세가 강하게 나타나고는 있으나 주요국 바이러스가 재확산되며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점은 컨테이너선 공급 시장의 회복세를 둔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뚜렷한 수요 개선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으로, 선사들의 공급 조정 노력(노선 감축, 임시 결항 등)은 올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