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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9마일’ 김광현, 떨어진 구속과 호투의 부조화


입력 2020.08.28 07:41 수정 2020.08.28 07:41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피츠버그전 6이닝 비자책 퀄리티 스타트

직구 구속 또 떨어졌으나 계속해서 호투

피츠버그전 6이닝 1실점(비자책)을 기록한 김광현. ⓒ 뉴시스

'KK' 김광현(32)이 다시 한 번 호투를 펼치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광현은 28일(한국시간)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비자책)의 퀄리티스타트를 펼쳤다.


1-1 팽팽한 접전을 벌이던 6회까지 투구한 김광현은 아쉽게 승리를 얻지 못했다.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이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곧바로 이어진 6회말 2사 1, 2루 득점 기회를 맞았으나 점수를 얻지 못했다.


이날 김광현의 투구에서는 예의 경기에서도 그랬듯 자신감이 돋보였다. 특히 유일한 실점이 있었던 4회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김광현은 선두 타자 터커를 3루 땅볼로 유도했으나 밀러의 송구 실책으로 2루 진루를 허용했다. 득점권 위기에서 케빈 뉴먼을 외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한 김광현은 조시 벨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줘 순식간에 1사 1, 2루 상황에 내몰렸다.


브라이언 레이놀즈와의 승부도 피가 말랐다. 김광현은 7구 접전을 펼쳤고 결국 파울팁 삼진을 이끌어냈다. 이 승부에서는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인 시속 92.4마일(약 148.7km)이 나왔다.


그러나 제이콥 스탈링에게 안타를 허용, 유일한 실점을 내주며 아쉬움을 삼켰으나 다행히 비자책으로 기록돼 평균자책점은 상승하지 않았다.


김광현의 직구 평균 구속은 상승하지 않고 있다. ⓒ 뉴시스

눈여겨볼 점은 김광현의 직구 구속이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오히려 볼의 스피드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첫 선발 등판이었던 지난 18일 시카고 컵스전(3.2이닝 1실점)에서 직구 평균 구속 90.76마일(약 146.1km)을 기록했다.


이후 첫 승을 따냈던 23일 신시내티전(6이닝 무실점)에서는 90.18마일(약 145.1km)로 줄더니 이번 피츠버그전에서는 90마일에도 미치지 못하는 89.9마일(약 144.7km)의 공을 뿌렸다.


김광현은 KBO리그 시절 어깨 수술을 거친 뒤 구속이 증가한 대표적인 투수다. 실제로 김광현은 지난해 SK 유니폼을 입고 직구 평균 구속이 리그에서 5번째로 빠른 147.1km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매 이닝 전력 투구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오히려 줄어든 구속은 아이러니에 가깝다.


이는 김광현도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는 지난 신시내티전 후 인터뷰에서 “생각보다 구속이 많이 안 나오고 있다. 아무래도 이번 시즌 운동을 했다가 쉬다를 반복하고 집에만 있다 보니 그런 것 같다. 그래도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결국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운동량 부족이 구속 저하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김광현은 여전히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늘지 않는 구속의 약점을 메우기 위해 빠른 템포로 공을 던지고 있으며, 무엇보다 빠르지 않지만 느리지도 않은 직구의 구위가 살아있어 상대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빠른 공이 필요할 때는 기어를 바꿔 끼우기도 한다. 김광현은 컵스전에서 직구 최고 구속 92.27마일, 신시내티전에서 93마일까지 끌어올리더니, 이번 피츠버그전에서는 실점 위기였던 4회 92.4마일을 꽂아 넣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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