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카페 매장 취식 금지로 편의점 커피 매출 최대 60%↑
단체급식, 식당 이용 자제 움직임에 도시락으로 몰려
간편식 수요 급증…포장김치는 장마, 태풍 겹치면서 품절 사태 잇따라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연장 이후 유통업계의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과 제과점 등 매장 취식이 금지되면서 편의점 커피 수요가 높아지고, 재택근무 증가로 단체 급식 보다는 가정간편식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8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실시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6일까지 주요 편의점들의 커피 관련 상품 매출은 모두 작년 같은 기간(2019년 9월1일~9월 8일·요일비교)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GS25는 파우치커피가 20.3%, RTD(컵커피, 캔커피) 커피는 13.7% 늘었고, CU는 아이스커피 매출이 9.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은 원두커피 7.4%, RTD 커피 6.8% 증가했고 이마트24는 즉석커피 제품 매출이 61.8% 급증했다.
반면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은 포장, 배달에 한해 기존 가격 대비 30~40% 할인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2.5단계로 강화되기 이전에 비해 20~30%가량 감소했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경우 단순히 커피를 마시기 위해 방문하기보다 업무상 미팅을 하거나 카공족(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사람들), 카피스족(카페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 방문 비중이 높다보니 이번 조치로 매출이 급격하게 감소한 것이다.
주요 기업을 중심으로 재택근무가 확대되고 점심시간에도 밖에 나가기보다 도시락 배달 등을 통해 점심을 해결하는 직장인이 늘면서 관련 업종 간 표정도 엇갈리고 있다. 초중고 원격수업 여파까지 더해지면서 단체급식과 식자재유통 업체들은 고사위기에 몰리고 있다.
올 초부터 반년 넘게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학교 급식업체나 소규모 식자재업체의 경우 이미 사업을 접은 곳이 상당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식자재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주요 기업의 경우 재택근무를 확대하고 구내식당 운영을 중단한 곳이 많아 가뜩이나 주문이 급감했는데 장마가 길어지고 최근 태풍까지 겹치면서 식재료 단가도 올라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손해를 보면서도 계약기간이 남아 해지하지 못하고 인건비 등만 비용만 계속 빠져나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신 간편하게 혼자 먹을 수 있는 도시락 판매량은 늘고 있다. 감염 우려에 찌개나 반찬을 공유하는 대신 각자 따로 먹는 식문화가 유행하면서 한 상차림 도시락 제품을 출시하고 배달을 확대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도시락 전문업체인 본도시락은 지난달 15일~26일 매출이 직전 2주 전과 비교해 26.2% 늘었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격상한 뒤 첫 평일인 지난달 31일에는 하루 최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편의점 도시락의 경우 GS25와 CU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6일까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6.7%, 10.0%, 세븐일레븐는 23.7% 이마트24는 15.6% 등 최대 20%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외출 대신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라면과 김치, 즉석밥을 비롯해 가정간편식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장마와 태풍 여파로 배추 등 원재료 확보가 원활하지 못한 김치의 경우 업계 1~2위인 대상, CJ제일제당도 일부 제품 판매를 중단하는 등 수급 불안정에 시달릴 정도다.
대상 종가집 김치의 경우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매출액이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 늘었고, 이중 온라인 매출액은 50% 증가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식품산업은 출산율 저하 등으로 성장이 더딘 편인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집 안에 있는 시간이 늘고 외식을 자제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성장세가 가파른 편”이라며 “상반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라면을 비롯해 즉석밥과 간편식 시장도 작년과 비교해 최소 30% 이상 확대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