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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직, 직원들 대량실업에도 묵묵부답...거세지는 책임론


입력 2020.09.07 17:08 수정 2020.09.07 17:33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제주항공과 M&A 무산으로 주식 헌납 의미 퇴색

창업주로 최소한의 사재 출연 등 추가 조치 전무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이스타항공 직원들이 대량 실업 사태에 직면하게 된 가운데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논의 과정에서 밝혔던 주식 헌납은 사실상 의미가 퇴색된 가운데 사재 출연 등 최소한 추가 노력 없이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7일 오후 직원 605명에게 정리해고 사실을 개별적으로 통보했다. 정리해고 시점은 내달 14일로 내용증명 등기발송 등의 절차를 고려해 당초 예정(6일)보다 1주일가량 늦춰졌다.


정리해고 대상자에는 운항 및 객실 본부장과 팀장급 직원들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남아 있는 항공기 6대 운항의 필수 인력 확보 차원에서 정비인력들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앞서 지난달 말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해 90여명이 신청한 것을 감안하면 약 700명에 가까운 인력을 구조조정하게 됐다.


◆ M&A 무산 이후 약 700명 직원들 대량 실직 직면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에 대량 실업 사태가 현실화된 것으로 회사측은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무산 이후 재매각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조직 슬림화 없이는 재매각을 시도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회사가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불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실업급여와 체당금(정부가 사업주를 대신해 체불 임금의 일정부분을 지급하는 자금)이라도 받을 수 있게 해 주자는 차원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조는 이번 정리해고가 사측의 일방통행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반발하며 지방노동위원회에 해고 무효 구제 신청을 할 계획이어서 양측의 갈등은 심화될 전망이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가 재매각 추진과 기업 회생을 위한 고통 분담에 공감해 자구노력으로 무급순환휴직을 통한 고용유지와 자격증 유지 방안을 제시했지만 사측이 이마저 묵살하고 또다시 대량 인력 감축만을 고집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사측은 이번에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직원들의 경우, 향후 항공 수요가 회복되고 회사가 정상화되면 우선적으로 재고용을 약속하는 조항을 인수계약 조건에 넣겠다는 계획이지만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


현재 완전 자본잠식 단계에까지 이른 회사에 대한 인수 의사가 있다손 치더라도 향후 경영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직원 재고용에 관한 조건을 수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사측이 재매각을 위해서는 인수 의향자들이 요구하는 조직 슬림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과도 상당히 배치되는 조건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단 매각 성사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재고용 약속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인수 계약에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조건으로 들어갈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노조가 지난7월 29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조세포탈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 고발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 창업주 이상직 의원, 현 사태 철저한 외면으로 일관 ‘비판 목소리’


직원들의 대량 실업사태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오너 일가, 특히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도 모자라 직원들의 생계가 위협받는 상황에 처했는데도 이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상직 의원은 임직원들의 체불 임금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 6월 29일 입장문을 통해 두 자녀가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보유한 이스타항공 주식 39%를 매각해 임금 체불 등을 해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분 39%는 약 410억원 수준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제주항공과의 M&A가 무산되면서 새로운 인수자를 찾지 못하게 되면 지분 헌납은 사실상 의미가 없게 되는 상황이다. 항공기 운항 중단 조치로 매출이 제로인 상태여서 법정관리를 통해 청산 결정이 이뤄지면 오너가가 보유한 지분이 휴지 조각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회사 관계자는 “창업주의 지분 헌납에 대한 의지는 변함이 없지만 일단 새로운 인수자를 찾는게 급선무”라며 “일단 매각이 가능해져야 지분 헌납이 의미있게 이뤄질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측은 이 의원이 사실상 의미가 크지 않을 수 있는 지분 헌납만을 발표한 이후 사재 출연 등 추가적인 노력이 없었다는 점을 비판하고 있다. 창업주일뿐 경영에서 손을 뗀 지 오래라는 이 의원의 해명에도 두 자녀가 지주회사를 통해 지분을 계속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오너가로서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라고 비판해 왔다.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위기가 시작되기도 전인 지난 1월부터 직원들의 국민연금과 고용보험을 체납할 정도로 자금이 부족했는데 오너 일가는 이에 대해서도 아예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 노조측의 주장이다.


조종사노조에 따르면 약 5억원의 고용보험료 체납분과 매달 약 5억~10억원만 부담하면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을 통해 최소한 직원들의 고용을 일정기간 유지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주항공과의 M&A를 이유로 고용유지 지원금을 신청하지 않았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지만 어차피 고용보험료를 체납해 온 터라 지원금을 받을수도 없었다는 것이 노조의 반박이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21대 국회 신규 재산등록 의원'공개 내역에 따르면 이상직 의원은 총 재산으로 212억6732만원을 신고해 신규 등록 민주당 의원 가운데 가장 재산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등록이 이뤄진 전체 175명의 의원들 중에서는 4번째로 많았다.


업계에서는 이 의원이 창업주로서 회사를 살리고 직원들을 보호하려는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의원이 사재출연을 한다고 해도 임금 체불이나 부채 상환 등 회사가 처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최소한 창업주로서 진정으로 회사와 직원들을 생각했다면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살리려는 노력을 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인천국제공항 인근에서 항공기가 비행을 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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