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매스 프리미엄 등장…‘가격·성능·디자인’ 다 잡았다
평평한 화면 좋지만…위아래 두께 다른 넓은 베젤은 아쉬워
LG전자가 말한 매스(대중)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이런 거였나 보다.
삼성전자 ‘갤럭시S20 FE(팬 에디션)’는 가격·성능·디자인 뭐 하나 빠지는 데 없는 ‘종합 선물세트’ 같은 제품이다. 89만9800원으로 출시될 전망인데, 120만원으로 나온 플래그십 ‘갤럭시S20’ 기능 대부분을 지원하니 “뭐야, 30만원이나 싼데 왜 다 들어있어?”라는 소리가 튀어나온다.
LG전자가 ‘대중을 위한 프리미엄폰’이라고 외치던 ‘LG 벨벳’은 출시 후 비싸다는 평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면 갤럭시S20 FE는 같은 가격임에도 ‘가성비폰’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등 평가가 극과 극으로 나뉜다.
갤럭시S20 FE를 며칠간 써보니 왜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알만했다. 우선 외관부터 보는 이마다 호평 일색이다. 짙은 남색 ‘클라우드 네이비’ 색상을 본 주변 20대와 30대, 40대와 60대 모두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칙칙하지 않고 세련됐다’며 마음에 들어 했다.
보통 후면이 유광 처리된 스마트폰은 지문이나 얼룩이 쉽게 남아 케이스 없이 사용하기 어려운데, 갤럭시S20 FE는 무광 처리돼 케이스 없이 들고 다녀도 한 손에 착 감겨 만족스러웠다.
후면과 달리 옆면 테두리는 유광 처리돼 심심하지 않고 조화가 돋보인다. 후면 인덕션 카메라 모듈 두께가 조금 거슬리긴 하지만, 같은 시리즈 ‘갤럭시S20 울트라’와 비교하면 존재감이 미미한 수준이다.
외관은 특히 평평한(플랫) 전면 디스플레이가 괜찮았다. 주변 갤럭시 시리즈 사용자들은 하나같이 플래그십에 적용되는 ‘엣지’ 디스플레이가 오작동을 일으키고 파손 시 수리비 부담만 늘게 한다며 제발(?) 플랫 디스플레이가 적용되길 바란다는 반응들이었다.
사용해보니 한 손에 쥐고 사용할 때 플랫 디스플레이가 훨씬 편했다. 대신 엣지를 없애려니 디스플레이 옆면 베젤(테두리)이 생겨 동영상 시청 시에는 몰입감이 조금 떨어졌다.
이 제품을 쓰면서 유일한 단점이라고 느낀 화면 베젤은 기존에 사용하던 플래그십 ‘갤럭시노트10 플러스’와 비교하면 훨씬 두꺼웠고, 위아래 두께가 고르지 않아 아쉬웠다. 대신 카메라 구멍(펀치홀) 크기는 갤럭시S20 FE가 더 작았다.
성능은 특별한 언급이 불필요하다. 갤럭시S20 FE에는 갤럭시S20와 동일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퀄컴 스냅드래곤 865가 탑재됐다. 플래그십급 AP가 탑재된 만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등 고사양을 필요로 하는 앱을 실행할 때 구동 속도가 빨랐다.
램(RAM)은 6기가바이트(GB)로 갤럭시S20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여러 앱을 동시 구동할 때 민감한 사람들은 지연을 느낄 수 있다. 일상적인 사용에서는 크게 체감하기 어려웠다.
갤럭시S20 FE에는 갤럭시노트20 일반 모델에도 빠진 120헤르츠(Hz) 주사율이 들어갔다. 갤럭시노트20 구매자들은 좀 억울하고 의아할 만하겠다.
카메라는 후면에 1200만 화소 기본, 1200만 화소 초광각, 800만 화소 망원 카메라가 탑재됐다. 갤럭시 스마트폰 중 가장 큰 듀얼 픽셀 이미지 센서가 탑재돼 어두운 곳에서도 밝고 선명한 사진 촬영이 가능했다. 전면 카메라는 3200만 화소로 셀피나 브이로그를 찍기 좋다.
멀리 있는 피사체도 또렷하게 촬영할 수 있는 ‘스페이스 줌’ 기능을 지원한다. 광학 줌을 통해 화질 손상 없이 최대 3배까지, 인공지능(AI) 기반의 슈퍼 레졸루션 줌 기능을 결합해 최대 30배까지 줌 촬영이 가능하다.
제품 출시 전 루머에서 빠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던 광학식손떨림방지(OIS)도 빼놓지 않았다. 3세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와 IP68 등급 방수·방진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제품 타깃 층을 자신만의 개성과 희소성을 중시하는 MZ(밀레니얼+Z)세대로 잡았지만, 젊은층으로 타깃을 한정하기엔 제품이 너무 잘 나온 듯하다. ‘기본’에 충실한 제품을 기다렸던 많은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