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당시 55.7%에서 최근 34.5%
컨벤션 효과로 반짝 상승 후 하향하는 패턴
19.5%였던 국민의힘, 31.2% 찍으며 추격전
민주당과 '반비례'했던 무당층, 최근 다른 흐름
2018년 4월부터 2020년 9월까지 리얼미터의 매월 4주자 주간집계를 분석한 결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지난 30개월 동안 컨벤션 효과로 반짝 상승한 뒤 완반하게 하락하는 패턴을 반복했다. 정치적 이벤트로 희망과 비전에 대한 기대감을 커졌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실감이 민심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국민의힘과의 격차가 점점 줄어 차기 대선에서는 여야 간 지지율 격차가 의미 없는 수준의 격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민주당 지지율은 2018월 5월 55.7%로 정점을 찍었다.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그대로 반영됐다. 기세를 이어 같은해 6월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압승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 논란 등 민생이슈가 불거지며 41.9%까지 지지율이 떨어진다.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반짝 상승이 있었지만, 하향조정 국면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반전의 계기는 일본이었다. 일본과의 무역분쟁으로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율이 상승한 것. 하지만 뒤이어 2019년 하반기 이른바 조국 사태가 터지며 상승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졌다. 이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40% 안팎을 유지하던 지지율은 21대 총선 압승을 계기로 52.6%까지 치솟는다. 하지만 오거돈·박원순 시장 성추행 의혹, 윤미향 의원 기소, 부동산 파동 등 악재가 바로 이어지며 가장 최근인 9월 5주차 조사에서는 34.5%까지 떨어졌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같은 기간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중간중간 부침이 없지 않았지만, 민주당과 비교해 정도가 크진 않았다. 2019년 초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완연한 상승세를 탔고, 잠시 조정국면을 거친 뒤 2019년 하반기 조국 사태를 계기로 지지율 정점(32.9%)을 찍는다. 9월 5주차 조사에서는 31.2%를 기록하며 다시 민주당과의 격차를 오차범위 내로 좁히는 데 성공했다.
여론조사 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런 추세라면 차기 대선이 열리는 시점에는 여야 간 지지율 차이가 거의 없는 제로베이스에서의 경쟁이 될 것"이라며 "문재인 후보가 처음부터 압도적이었던 지난 대선과 달리 어느 후보도 대세론을 앞세우거나 승리를 예단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목되는 것은 중도·무당층의 동향이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 지지자들을 층위로 구분하면, 충성도 높은 핵심 코어가 있고 가장 외피에는 현안에 따라 민주당을 지지했다가 때로는 무당층으로 옮겨가는 잠재적 지지층이 있다"며 "이들을 선거 때 민주당 표심으로 끌어오는 것이 승리의 관건"이라고 했었다.
실제 그간 무당층 비율은 민주당 지지율과 큰 틀에서 반비례 관계를 보여왔다. 민주당 지지율이 오르면 무당층 비율이 떨어지고, 반대로 민주당 지지율이 빠지면 무당층이 올라가는 현상이다. 이는 민주연구원의 분석대로 무당층 상당수가 잠재적 민주당 지지층이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른 형태로 움직이는 모습도 감지된다. 조국 사태가 있었던 2019년 9~11월 사이에는 국민의힘 지지율과 반비례 관계로 동조되는 모습을 보였으며, 최근 정국을 달군 추 장관과 윤 의원 등 이슈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의 부침 속에서도 무당층의 변화는 없었다. 이는 무당층 상당수가 국민의힘 지지로 돌아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구심점이 없어 민주당과 비교해 국민의힘에 폭발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민주당에 여러 악재가 터졌지만 야당에서 결정적인 한 방을 보여주지 못하거나 뒷심이 부족한 듯한 모습이 나오는데 구심점이 없는 것도 한 원인"이라며 "빨리 대선주자를 만들어 지지층을 결집하고 중도층을 끌어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 9월 5주차 주간집계는 TBS의뢰로 지난 9월 28일부터 29일까지 진행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이 응답을 완료했다. 보다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