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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면 구겼던 벤투호, 97년생 이동준이 살린 자존심


입력 2020.10.13 00:01 수정 2020.10.13 00:08        고양종합운동장 =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스페셜매치 2차전 선발로 나와 결승골 어시스트

빠른 스피드와 투지 있는 플레이로 승리 이끌어

1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컵 축구 국가 대표팀 vs 올림픽 대표팀 2차전 경기에 국가대표팀 이동준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1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컵 축구 국가 대표팀 vs 올림픽 대표팀 2차전 경기에 국가대표팀 이동준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아우들(김학범호)을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하며 체면을 구겼던 형님들(벤투호)을 살린 것은 1997년생 이동준(부산)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12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김학범 감독의 올림픽대표팀과 스페셜매치 2차전서 후반 10분에 터진 이동경(울산)의 결승골에 힘입어 3-0 완승을 거뒀다.


지난 9일 열린 1차전에서 졸전 끝에 극적으로 2-2 무승부를 기록한 벤투호는 설욕이 절실했다.


앞선 1차전, 조직력에서 문제를 드러낸 벤투호는 달라진 모습으로 2차전에 임했다. 특히 선수들의 적극적인 압박과 투지로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았다.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 붙인 벤투호 공격의 중심에는 공교롭게도 지난 1월 김학범호의 U-23 챔피언십 우승 주역인 이동준이었다.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아 A대표팀으로 월반한 그는 2차전에 선발로 나서 공격을 이끌었다.


공격에서는 오른쪽 측면에서 빠른 스피드로 위협적인 움직임을 선보였고,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는 등 남다른 투지를 불살랐다.


특히 김학범호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김진야(FC서울)와 경기 내내 강하게 부딪치며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펼쳤다. 후반 4분에는 김진야와 충돌해 얼굴을 맞고 고통스런 표정을 짓기도 했다.


1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컵 축구 국가 대표팀 vs 올림픽 대표팀 2차전 경기에 국가대표팀 이동경이 선제골을 성공시킨 후 이동준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1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컵 축구 국가 대표팀 vs 올림픽 대표팀 2차전 경기에 국가대표팀 이동경이 선제골을 성공시킨 후 이동준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저돌적인 돌파로 끊임없이 문전을 위협한 이동준의 투지는 후반 10분 드디어 빛을 봤다. 후방에서 김학범호 진영으로 넘어온 공을 맹성웅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자 벤투호에 기회가 찾아왔다.


공을 잡은 이동준이 빠른 스피드로 문전까지 질주했다. 수비의 방해가 있었지만 이동준은 넘어질 듯 넘어지지 않고 공을 지켜내 이동경에게 패스를 전달했다. 이동준의 패스로 결정적인 기회를 잡은 이동경이 가볍게 왼발로 밀어 넣으며 ‘0’의 균형을 깼다. 선제골은 이동경의 공에 대한 진념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이동준의 활약은 계속됐다. 후반 13분 터치라인 밖으로 나가는 공을 몸을 던져 크로스로 연결했다.


후반 20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나상호의 크로스를 받아 잘라 먹는 슈팅을 시도했지만 아쉽게 골문을 벗어났다. 골과도 다름없는 장면에 팬들의 아쉬운 탄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경기 내내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빈 이동준은 제 몫을 다하고 후반 39분 이주용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1차전 무승부로 자존심을 구긴 벤투호를 살린 것은 공교롭게도 이날 또래들을 상대로 비수를 꽂은 이동준의 활약이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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