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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은 뭉치는데, 한·미는 흩어지나


입력 2020.10.27 05:00 수정 2020.10.27 07:29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軍 "美, 특정국에 병력 유지하기보다

안보 상황 고려한 병력 유연 추진"

'국방수권법'이라는 '안전장치' 있지만

'예외조항' 감안하면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주한미군사령부가 파견한 제1공수특전단과 제75레인저연대가 한국 특수전사령부와 연합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연합뉴스

북한과 중국이 6.25전쟁 참전 70주년을 계기로 밀월관계를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70년 한미동맹'의 상징인 주한미군의 '변화'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26일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감사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국방부에 보다 융통성 있는 해외주둔 미군의 기조를 가져야 한다는 지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이날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 문구가 빠진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국방부가 해당 문구 삭제 배경과 관련해 "(미국이) 특정 국가에 한해 일정 규모의 병력을 지속 유지하기보다 안보 상황을 고려해 병력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최근 '역동적 전력 전개'를 바탕으로 전 세계 미군 재배치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재선 최우선 과제로 동맹국의 방위비 인상을 거론했다는 점에서 백악관 수성 시 주한미군 철수 카드로 방위비 인상을 압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군 당국은 관련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한미 간 주한미군 철수 논의가 없었다며 선을 그어왔다. 이날 역시 서 장관은 "국방수권법으로 미 의회에서 (주한미군 주둔 규모가) 다 통제받는다"며 "그런 것(주한미군 철수)은 (SCM에서)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SCM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준수하는 "미 정부 차원의 방침이 있어 그 부분(주한미군 현 수준 문구 삭제)을 그렇게 표현했다고 밝혔다"며 "상호방위조약에 명시된 대한민국 연합방위에 대한 흔들림 없는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서 장관이 '안전장치'로 언급한 국방수권법에는 '예외조항'이 있다. 국방수권법에 따르면, 국방부 장관이 주한미군 철수와 관련해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하고 역내 동맹국들의 안보를 중대하게 침해하지 않는다는 점 △한국·일본을 포함해 동맹과 적절히 협의했다는 점 등을 의회에 증명할 경우 대통령이 철수를 공식화할 수 있다.


미 군사전문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주한미군 규모를 현 수준(2만8500명) 이하로 감축할 수 없도록 한 국방수권법이 철수 시한을 지연시키는 역할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을 유지할 경우, 주한미군 철수가 언제든 현실화 할 수 있다는 뜻이다.


北 매체, 韓 고위당국자 訪美 비판
"외세에 의존하는 쓸개 빠진 추태"


한편 '끈끈한 북중관계'를 연일 강조해온 북한 매체들은 한국 고위 당국자들의 연이은 방미를 비판하며 한미동맹을 이간질하고 나섰다.


앞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욱 국방부 장관, 최종건 외교부 차관 등은 잇따라 미국을 찾아 종전선언 및 한미 현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북한 선전매체 '메아리'는 이날 "지난 9월부터 (한국) 외교부와 청와대, 국방부 등의 여러 고위당국자들이 미국 문턱에 불이 달릴 정도로 경쟁적으로 찾아다니고 있다"며 "외세에 의존해서만 명줄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자들의 쓸개 빠진 추태"라고 꼬집었다.


매체는 한미동맹을 △침략전쟁에 총알받이로 군말 없이 나서야 하는 '전쟁 동맹' △정치·경제·문화 등 모든 분야를 미국이 철저히 틀어쥔 불평등한 '예속 동맹'으로 규정하며 "외세를 하내비(할아비)처럼 섬기며 비굴하게 처신하니 미국이 더 업신여기고 '방위비 분담금' 증액,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기지의 영구화, 남한 강점 미군의 훈련장 보장 등 무거운 부담만 지워서 돌려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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