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보선과 후년 대선 앞두고 '지방 표밭갈이'
주호영·이종배, 전날 이낙연 다녀간 부산 찾아
가덕도 신공항 등 지역 숙원사업 진전된 입장
이낙연은 김종인 '호남 동행' TK에 '벤치마킹'
내년 4·7 보궐선거가 5개월, 2022년 대선이 1년 4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가 미리부터 지방 표밭갈이에 나서고 있다. 국회가 예산심사를 맞이한 틈을 타서 경쟁적으로 예산정책협의를 통해 표심 구애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주호영 원내대표와 이종배 정책위의장 등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5일 부산·울산·경남을 잇달아 찾아 예산정책협의회를 가졌다.
이 지역은 전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다녀간 곳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내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텃밭 탈환'을 해야 하기에 더욱 결연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종배 의장은 이날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지역내 최대 숙원 사업인 가덕도 신공항과 관련해 "신공항은 정부에서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 같다"며 "가덕도 신공항으로 결정된다면 적극적으로 도와서 조기에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국회 예결위 소속으로 예산소위 입성이 유력시되는 조해진 의원도 "지역이 발전하려면 공항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가덕도가 영종도와 필적할만한 명실상부한 '투톱 공항'의 규모와 역량으로 추진되는 계획이라면 전폭적으로 밀 생각"이라고 뒷받침했다.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노리는 국민의힘의 잠재적 후보군들도 대체로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우호적인 입장이다.
부산시장 유력 후보군 중 한 명인 유기준 국민의힘 전 의원은 "국제공항은 주변의 소음 민원이 발생하지 않고 24시간 운항이 가능해야 한다는 게 기본 전제"라며 "공항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려면 가덕도에 신공항이 만들어져야 한다. 인근에는 신항이 있어 항만과 공항의 여객·화물운송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의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전향적 입장' 표명은 전날 이낙연 대표가 이 지역을 방문해 신공항 추진에 무게중심을 실은 것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여겨진다.
전날 이 대표는 부산을 찾은 자리에서 "(총리실 산하 신공항 검증위가 유권해석을 맡긴) 법제처의 판단이 다음주 전반기에 있을 것"이라며 "여러분의 간절한 요구 그대로 부울경의 희망고문을 빨리 끝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호남 각지를 '제2지역구'로 하고 있는 '호남 동행' 의원들이 '서진(西進) 행보'를 하자, 이에는 민주당이 대구·경북을 겨냥한 '동진 행보'로 맞불을 놓고 있다. 서로가 서로의 텃밭을 공략하는데 전략전술을 '닮은꼴'로 참조하는 모양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전날 대구·경북을 찾아 "대구·경북에 우리 당 의원이 없다"며 "민주당 국회의원이 없는 지역의 사업이나 예산을 책임지고 협력할 국회의원을 할당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김종인 위원장의 '호남 동행 국회의원'을 거울에 비친 것과 같은 모양새라는 관측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9월 당 소속 의원 48명에게 호남에 '제2지역구'를 배정한데 이어, 지난달 29일 전북, 이달 3일 광주·전남을 찾는 등 '불모지' 호남에 공을 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