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플레이오프 진출 이끈 뒤 곧바로 SK 감독 부임
불거진 무책임론, 두산은 수석코치 보내고 준우승 징크스 우려
준플레이오프 승리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또 하나의 깜짝 소식이 들려왔다.
두산 베어스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일조한 김원형 두산 베어스 투수 코치가 SK 와이번스 감독으로 부임하는 소식이 발표된 것이다.
SK는 지난 6일 김원형 두산 베어스 투수 코치를 제8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원형 신임 감독의 계약 조건은 2년간, 계약금 2억 원, 연봉 2억 5000만원으로 총액 7억 원이다.
다만 SK의 신임 감독 선임 발표 시점을 놓고는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다.
SK 발표에 따르면 당초 김 신임 감독의 현 소속팀인 두산이 포스트시즌을 진행하고 있어 시즌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감독 선임 발표를 할 계획이었으나, 두산 구단의 진정성 있는 배려로 발표 시기를 앞당길 수 있었다.
두 구단이 합의했다고 해도 팬들 입장에서는 납득할 수 없는 행보다.
김 신임 감독이 끝까지 두산 투수 코치로서 맡은 책무를 다하고 떠났으면 좀 더 아름다운 그림이 됐겠지만 SK의 이른 발표로 그러지 못했다.
김 신임 감독은 7일 두산 선수단과 인사를 마치고 9일부터 마무리 훈련을 시작하는 SK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무책임’하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이로 인해 준플레이오프서 LG에 2연승을 거두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한 두산의 분위기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선, 두산은 오는 9일 kt와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서둘러 포스트시즌 도중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을 단행했다.
정재훈 불펜코치가 메인 코치로 이동해 김 신임 감독의 빈자리를 메우고, 불펜코치는 퓨처스 배영수 코치가 맡는다. 급하게 이뤄진 투수코치진 개편은 큰 일전을 앞두고 있는 선수단에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
특히 두산으로서는 포스트시즌 기간 동안 타 팀 감독으로 내정된 것이 벌써 세 번째다.
지난 2017년 한국시리즈를 마친 뒤 한용덕 당시 1군 수석·투수코치가 한화 이글스 감독으로 부임했다. 1년 뒤에는 이강철 수석·투수코치가 시즌을 마치고 kt 감독으로 내정됐다.
공교롭게도 두산은 수석코치가 포스트시즌 도중 타 팀 감독으로 내정된 2017년과 2018년,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징크스로 자리 잡는다면 모두에게 아쉬움이 크게 남을 수밖에 없다.
이번에도 쿨(?)하게 보내준 두산의 선택이 향후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