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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뛴다-46] 쌍용차, 재도약 준비는 마쳤다…관건은 투자유치


입력 2020.11.23 07:00 수정 2020.11.23 05:55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전기차 E100, U100 등 전기차 프로젝트 순항

코란도 투리스모·카이런 후속 모델 추가시 풀 라인업 구축

쌍용자동차의 첫 전기차 모델 E100 티저 이미지. ⓒ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가 올해 신차 부재와 대주주 마힌드라의 자금지원 철회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서도 회사의 지속성장가능성 확보를 위한 미래 준비를 착실하게 해나가며 새로운 투자자를 기다린다.


마힌드라의 자금지원 철회가 쌍용차의 경쟁력 문제에 기인한 것이 아닌, 코로나19라는 외부 악재에 따른 것인 만큼 전기차 등 신차 개발에 투자금만 확보하면 충분히 재도약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회사 내외의 판단이다.


현 시점에서 쌍용차에 가장 시급한 과제는 친환경차 라인업 부재 해결이다. 이 부분은 내년 상반기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준중형 SUV 코란도와 비슷한 크기의 전기차 ‘E100’(프로젝트명)의 개발이 완료 단계에 이르렀으며, 내년 상반기 중 비교적 이른 시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E100은 기술적으로는 올해 하반기에 내놓을 수도 있다”면서 “다만 하반기에는 전기차 보조금이 상당부분 고갈되기 때문에 출시 시점을 내년 초로 조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국산 전기차는 소형 SUV나 준중형 세단 및 해치백 등으로만 출시됐던 관계로 준중형 SUV 기반의 E100이 출시되면 가장 넓은 실내공간을 제공하는 국산 전기차라는 점에서 높은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출퇴근용으로 적합한 소형 사이즈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패밀리카’ 용도의 전기차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다.


쌍용차는 지난 7월 E100의 외관 디자인을 그래픽으로 표현한 티저 이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E100은 공기역학을 반영한 유선형 라인에, 경량화와 무게중심 최적화를 위해 쌍용차 최초로 알루미늄 후드(엔진룸 덮개)를 적용했으며, 밀폐형 라디에이터 그릴로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유체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상어 지느러미와 비늘(shark riblet) 형상을 활용하는 등 자연에서 검증된 환경적응사례를 차용하는 생체모방공학(biomimetics)적 접근을 시도한 점도 눈길을 끈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조립 3라인에서 근로자들이 렉스턴스포츠 차체와 프레임을 조립하고 있다.ⓒ쌍용자동차

전기차 E100 이후로는 지난해 7월 단종된 코란도 투리스모 후속모델인 다인승 MPV(다목적차량) A200이 준비돼 있다. 내년 말이나 2022년 초 출시돼 쌍용차의 라인업을 다양화해줄 차종이다.


해당 차급의 코란도 투리스모가 한때 기아자동차 카니발의 위치를 위협할 정도로 판매가 좋은 효자 차종이었던 만큼 A200도 예정대로 출시가 이뤄진다면 쌍용차의 판매를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2022년 출시가 예상되는 J100 역시 쌍용차의 재도약에 큰 역할을 해줄 모델이다. 2012년 카이런 단종 이후 중형 SUV 라인업을 공백으로 뒀던 쌍용차는 J100이 출시되면 소형(티볼리)-준중형(코란도)-중형(D300)-대형(렉스턴)의 풀 라인업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중형 SUV는 국내 시장에서 대표적인 볼륨 차급으로, 쌍용차는 과거 ‘무쏘’로 이 시장을 지배한 전례가 있다. J100이 무쏘의 영광을 되살린다면 쌍용차의 재도약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수 있다.


쌍용차는 나아가 J100을 기반으로 한 중형 SUV 전기차 U100도 준비하고 있다. E100에 이어 U100까지 출시되면 쌍용차는 경쟁사 대비 더 대형화되고 고급화된 전기차 라인업을 운영하게 된다.


지난 9월에는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중국 1위 전기차 업체 BYD가 엔지니어 6명을 쌍용차 평택공장에 파견해 U100 개발 현황을 파악하고 부품 호환 테스트 등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 전경. ⓒ쌍용자동차

이처럼 쌍용차는 치밀하게 미래를 준비하고 있지만 이런 계획들이 실현되려면 투자 유치가 선행돼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가시권에 놓인 투자자는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홀딩스다. 이 회사는 현재 쌍용차에 대한 지분 투자를 놓고 대주주 마힌드라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가 결정될 경우 HAAH가 투입할 자금은 3000억원 규모로 언급되고 있으며, 이는 마힌드라가 지난 4월 투자를 철회한 금액(2300억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출시가 확정된 신차는 전기차 E100이 유일하다”면서 “다른 프로젝트들은 투자 유치가 확정돼야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고, 출시 시점도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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