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분야 의견 청취 긍정적이나, 100일간 어떤 성과 낼 수 있을지 의문”
“아파트는 더이상 공급하지 않을 것이니 다가구·빌라에 대한 인식을 바꿔 교묘하게 아파트 수요를 분산하겠다는 것 아닌가. 결국 민주당 미래주거추진단이 의도하는 것은 능력이 되는 사람만 아파트에 살라는 건데 양극화만 더욱 심화시키는 꼴이다.”
이낙연표 부동산정책 맛보기라 할 수 있는 ‘미래주거추진단’이 벌써부터 그 실효성에 의심을 받고 있다.
대학 입학과 동시에 지방에서 올라와 약 10년 동안 서울서 월세살이를 하는 사회초년생 30대 직장인 A씨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미래주거추진단은 ‘교묘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2030세대는 서울에서 아파트를 사는 것은커녕 전세 구하는 것도 꿈이 돼 버렸다”며 “민주당을 비롯해 최근 정부의 전세대책은 능력 없는 사람들은 아파트 살 생각하지 말고 우리가 공급하는 임대주택에 살아라”고 떠미는 격이라고 한탄했다.
지난 5일 민주당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인 진선미 민주당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미래주거추진단’을 발족했다. 추진단은 100일간 활동하며 주거난 해법 뿐 아니라 주택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할 예정이다.
발족식에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지금까지는 주택의 공급과 수요를 양적으로 접근해 왔으나, 이제는 주거 수요 변화와 다양화를 직시하면서 그에 부응하는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카페의 한 누리꾼은 “이 속뜻을 잘 살펴야 한다. 주거 수요 변화와 다양화에 따라 공급을 이루겠다는 것은, 다가구·빌라·호텔 등을 계속 공급하겠다는 것”이라며 “다가구주택 등에 대한 인식을 좋게 만들어 아파트 수요를 원천 차단하려는 속셈”이라고 해석했다.
이 누리꾼은 “이 정책을 국민에게 납득 시키려면 높으신 분들부터 아파트에서 나와야 한다”며 “결국 우린 능력이 되니 아파트에 살겠으니, 너넨 서울 아파트 욕심내지 말고 분수에 맞는 곳에서 살아라 라는 메시지로 들린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진선미 의원의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 발언도 이러한 의식 속에 나왔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진 의원은 지난 20일 서울의 한 임대주택을 방문한 후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면 임대주택으로도 주거의 질을 마련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발언한 후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결국 미래주거추진단 활동은 주거개념 바꾸기에만 힘을 쏟을 뿐, 현 부동산 정책 혼란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다가 100일 남짓한 활동으로는 특별한 성과를 얻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추진단에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한 전문가는 “위촉 전문가가 30명에 이르는데 각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은 환영할 만 하다”며 “다만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전문가의 의견을 깊이 있게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연일 이어지는 전국 아파트 신고가 행진, 서울 전세대란 등은 서울 핵심지역의 공급부족과 주택 임대차3법에 있는데,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수정하지 않는 한 이를 해결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부동산 대책의 해결은 장기적으로는 공급 시그널, 단기적으로는 임대차 3법 수정에 있다”며 “추진단 활동은 부동산 시장에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기 보다는 단순한 감성팔이 활동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